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백악관 행사에서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사진 왼쪽)을 소개하면서 "잠재적인 연준 의장이 여기 있다"고 말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사실상 독주했던 인선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에 대한 미 법무부의 수사가 연준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시장은 물론, 미 의회에서도 친(親)트럼프 인사에 대한 견제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농촌지역 보건 투자 관련 행사에서 연설을 시작하기 전 현장에 배석한 해싯 위원장을 칭찬한 뒤 "사실 당신을 지금 자리에 그대로 두고 싶다"고 말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해싯 위원장은 최근까지 차기 의장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시장과 학계에선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경우 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일 백악관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소개하면서 "잠재적인 연준 의장이 여기 있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 차기 의장을 낙점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여건이 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9일 공개된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 국면으로 차기 의장 후보자가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사안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법무부의 수사 착수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도 금리를 수차례 동결한 데 대한 정치적 보복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뒤를 지나가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
집권 공화당에서도 톰 틸러스 상원의원과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이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 논란이 해결될 때까지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반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차기 의장 인준안이 상원 은행위원회을 통과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원 은행위가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된 가운데 은행위 소속인 틸러스 의원이 돌아서면 인준안 채택이 사실상 어렵다.
해싯 위원장 독주 구도가 흔들리면서 시장에선 해싯 위원장에 이어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워시 전 이사 면접 과정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통찰력과 멋진 외모에 감동했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뚜렷하지 않아 유력 후보군에서 밀려났던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와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새로운 유력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월러 전 이사가 파월 의장과 함께 연준에서 근무하면서 존경을 받은 동료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월러 전 이사를 지명할 경우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의장직 임기 만료와 함께 연준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적잖다고 WSJ은 짚었다. 라이더 CIO 역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 다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