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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250년 뒤 신인류가 본 현생인류

동아일보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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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옥타비아 버틀러 지음·장성주 옮김/456쪽·2만 원·허블
250년 뒤 인류는 핵전쟁으로 자멸하지만 주인공 릴리스는 낯선 우주선 안에서 눈을 뜬다. 그를 구원한 건 미끈거리는 촉수를 뻗는 외계 종족. 당신을 위한 것이라며 ‘유전적 개량’을 요구하는 외계 생명체에게 릴리스는 항변한다. “나는 바라지 않았다.”

20세기 후반 과학소설(SF)의 거장으로 꼽히는 미국 흑인 여성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저자는 백인 엘리트 남성 위주로 돌아가던 SF계의 장벽을 뚫고서 세계적인 SF문학상인 휴고상 등을 거머쥐었다. ‘새벽’은 저자가 펴낸 제노제네시스(Xenogenesis·‘낯선 것’과 ‘창세기’의 합성어로, 부모 세대와 완전히 다른 자녀 세대의 출현을 일컬음) 3부작의 첫 편에 해당한다.

소설은 외계 생명체를 정벌하거나, 혹은 화합을 이루는 단면적 서사에 매몰되지 않는다. 촉수 괴물은 주인공 릴리스를 생물학적 실험 대상으로 삼는 동시에 릴리스를 가족처럼 돌보고 멸종과 암으로부터 구원한다. 여기에 더해진 관능적 문체는 두 존재의 관계를 우열이나 선악에 따라 규정하기보다 폭력적 연인, 선량한 독재자 등 모순적인 관계로 읽게 만든다.

실험용 쥐 또는 반려동물과 같은 위치에 놓인 릴리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인류가 세계에 자행하고 있는 일들을 돌아보게 된다. 외계 종족은 릴리스를 향해 서늘한 선언을 한다.

“인류를 지능적이고 위계적인 존재로 만들어 주는 복잡한 유전자 조합은 당신들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장애물로 남을 것이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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