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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에 2500억달러 ‘화끈한 베팅’… 대만 관세 15%로 깎았다

조선일보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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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 5000억달러 투자·보증… 美에 반도체 최혜국 대우 받아내
TSMC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팹) 건설 현장의 모습. 공장 본건물과 함께 냉각·전력 등 기반 설비 공사가 진행 중이고, 부지 왼쪽엔 태양광 패널도 보인다.

TSMC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팹) 건설 현장의 모습. 공장 본건물과 함께 냉각·전력 등 기반 설비 공사가 진행 중이고, 부지 왼쪽엔 태양광 패널도 보인다.


대만이 미국과 상호 관세율을 15%로 인하하는 관세 협정에 최종 합의했다. 대만은 대신 기업과 정부가 미국에 5000억달러(약 73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2500억달러가 직접 투자인데,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가 부담할 몫이다. TSMC 한 기업이 자금을 쏟아부어 대만 관세율을 한국·일본과 동등하게 낮춘 셈이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대만의 핵심 산업 반도체를 미국으로 이전시켜 반도체 자립 전략에 성공했고, 대만은 안보 불안 속에서 경제적으로 불리한 거래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대만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이 안보의 방패 역할을 한다는 ‘실리콘 쉴드(Silicon Shield)’를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TSMC, 2500억달러 투자해 관세 낮춰

미 상무부는 15일(현지 시각) 대만과 상호 관세율을 종전 20%에서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관세 혜택의 대가로 총 5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3500억달러)보다 높고, 일본(5500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 패키지는 대만 반도체 기업의 직접 투자 2500억달러, 대만 정부의 신용 보증 2500억달러다. 직접 투자 2500억달러는 ‘대만 반도체 기업’으로 표시됐지만 대부분 TSMC가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6곳(누적 투자 비용 1650억달러)에서 11~12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TSMC는 글로벌 경제·산업·안보 등에 미치는 영향이 커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마저 억제하는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성한 산)’으로 불린다. 이번 관세 협상에서도 대만의 국가 이익 및 안보를 지탱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이처럼 TSMC가 공격적으로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건 인공지능(AI) 붐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며 공급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TSMC의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실적 발표에서 “수요와 공급의 갭이 우리의 두통이라면 두통거리”라며 “고객사는 물론 고객의 고객까지 만나 수요와 재무 상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만 “반도체 최혜국 대우 받아내”

대만 협상단을 이끈 정리쥔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은 세계 최초로 미국이 앞으로 부과할 가능성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에 대해 상대적으로 완전한 최혜국 대우를 얻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를 반도체 전반에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건은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 대만과 무역 합의 발표에서 윤곽이 드러났다. 대만 기업이 미국에서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동안 공장 생산 능력의 2.5배, 완공 후엔 1.5배 물량의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는 구조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한 해 동안 대만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분량은 아니지만, 면세 쿼터 안에 미국 빅테크·AI 고객용 핵심 물량은 상당 부분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리콘 쉴드’의 역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대만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이번 무역 협정의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며 “대만 기업이 미국 내에 공장을 세우지 않을 경우 일부 제품에는 최대 100%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했다.

대만이 거액의 대미 투자를 감수한 것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 성격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TSMC 첨단 공정 물량의 30%를 애리조나에서 생산하고, 전체 생산 능력의 40% 정도가 미국으로 옮겨지면서 반도체 생산 기지로서 대만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미국의 관세 의도는 결국 반도체 체인을 미국 안에 두겠다는 것이고, 이를 실현해 주는 대만과 안보 동맹 관계가 날로 견고해지고 있다”며 “한국 역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내세워 적극적인 (관세)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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