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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편안 두고 명청 갈등?... 日 가던 공항서 ‘뼈있는 대화’

조선일보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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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사이드]
鄭 “보완수사권 등 당내 반발 커”
李 “견제 필요” 정부안 힘 실어줘

鄭 이후 “정부안은 초안, 고칠 것”
청와대·법무부는 불편한 기색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을 두고 여권 내 균열 조짐이 일고 있다. 이 안은 봉욱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강경파가 “정부안은 초안일 뿐”이라며 대대적인 수정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이번에도 명·청 갈등이냐”는 말이 나온다.

정부안을 둘러싼 여권 내 불편한 기류는 지난 13일 아침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의 대화에서 감지됐다. 이날은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날이었는데, 배웅 차 서울공항에 나온 정 대표와 긴밀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여기서 정 대표는 전날 공개된 정부안에 대한 반발이 큰 상황이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강성 지지층과 강경파 의원들이 정부안을 두고 중수청 수사관을 법률가인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인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고,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줄 여지를 남겨뒀다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검찰의 권한이 없어지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상호 견제를 해야지”라고 했다. 사실상 경찰에 모든 수사 권한을 줄 수 없다는 의미로, 정부안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몇 시간 후 청와대 공지를 통해 “당이 숙의하고 정부가 그 의견을 수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국무총리도 “보완수사권 폐지가 원칙”이라는 글을 썼고, 정부안을 만든 총리실 산하 추진단도 당과 논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도 예상과 달리 반발이 크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정 대표는 친여 유튜브, 당 회의 등에서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잘 조율이 됐다”고 했다. 이어 “잠시 걱정되는 일이 있지만 결국은 시대의 물결을 비켜갈 수 없다. 대통령께서도 이 점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안은 초안이고 검찰개혁의 권한과 책임은 국회에 있다”며 곧바로 수정하겠다고 했다.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에겐 오는 20일 공청회 개최 지시를 내렸고 대국민토론회까지 언급했다. 법사위 소속 일부 의원은 김어준씨 유튜브 등에 나가 “정부안은 제2의 검찰청법”이라며 “다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김씨 역시 정부안을 욕했다. 일각에선 봉욱 수석 사퇴론도 나왔다.

청와대는 불편한 듯한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안은 사실상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정 대표가 앞장서서 마치 자신이 대통령을 설득하고 강경파가 원하는 대로 법을 바꾸기로 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건 상당히 언짢다”고 했다.


정부안 마련에 상당 부분 개입한 법무부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조상호 법무부 장관 보좌관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중수청은 수사사법관조차도 영장 청구권이 없는 조직”이라며 “(강경파 쪽에선) 수사 사법관이 검사가 갖고 있던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것처럼 말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부 내부에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민주당 친명 의원들은 “검찰개혁은 특정집단(검찰) 배제로는 못 푼다”며 강경파를 향해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여권 내에선 60%안팎의 대통령 지지율이 40%안팎의 민주당 지지율을 끌고 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의 반기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대로 당청 갈등이 누적되면 언제 어떤 식으로 폭발할 지 모른다”고 했다. 작년 8월 정 대표 선출 이후 당청은 주요 정책 현안마다 불협화음이 일었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원팀이다” “명청 갈등은 없다”며 상황을 정리했었다.

한 친명 의원은 “정 대표가 2차 특검에 이어 통일교·신천지 특검까지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썩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대통령의 길이 있다. 지지층 요구대로 가는 게 가장 쉽겠지만 그건 이 대통령의 길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정청래 지도부는 주요 당무와 당의 정책을 ‘전당원 투표’로 정할 수 있게 한 당헌 개정안을 조만간 통과시켜 중수청법 등의 찬반 여부를 물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런 절차에 대해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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