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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무위원만 연락, 심의권 침해”… 尹 5가지 혐의 중 4개 유죄

조선일보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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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관련 첫 유죄 선고
서울중앙지방법원TV에 생중계된 1심 선고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오른쪽)에 앉아 있다. 재판부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TV에 생중계된 1심 선고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오른쪽)에 앉아 있다. 재판부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12·3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이어 형사 재판에서도 처음으로 같은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1시간여 동안 2024년 12월 3일 밤 계엄 선포에 앞서 있었던 국무회의, 계엄 후 내란 혐의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시도를 방해한 것까지 조목조목 위법성을 짚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국가긴급권 행사인 계엄 선포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국무회의 때 통일부·외교부 장관 등 일부 국무위원만 부른 것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나 예산안 삭감 등 계엄 선포 사유를 고려하더라도, 국무위원 전원을 소집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보안 때문에 국무위원 전체를 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헌법과 관계 법령 어디에도 그런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여부를 결정하는 국무회의는 평상시보다 모든 국무위원 의견을 더욱 경청한 뒤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 후 계엄 선포문을 허위로 작성했다가 폐기하도록 승인한 것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문건은 마치 계엄 당일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아 작성된 것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허위 공문서’이면서 ‘대통령 기록물’”이라며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와 대통령 기록물법 위반, 공용 서류 손상 혐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수사에 대비해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통화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적법한 수사를 방해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행위”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작년 1월 3일 대통령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인간 스크럼’을 짜고, 차벽을 설치하는 등 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을 막은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런 혐의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군사 보호 시설’인 대통령 관저에 대한 정당한 시설 보호였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선 수색 영장 집행이 제한된다’는 조항을 근거로 한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군사 보호 구역에서는) 물건을 찾아내기 위한 수색은 제한되지만,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에는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홍보수석실을 통해 외신에 대통령 입장문을 알리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외신 대변인에게 ‘헌정 파괴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합헌적 틀 안에서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통령 입장문을 배포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입장문에 일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있다고 해서, 외신 대변인에게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대변인에게는 대통령이 준 입장문의 사실관계까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이날 판결은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작년 7월 기소해 6개월 만에 나왔다. 조 특검팀이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은 이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년 1월 먼저 기소한 사건이다. 이날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한 만큼, 향후 관련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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