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와 미세먼지로 뒤덮힌 광주도심. 뒤로 무등산이 희미하게 보인다./김영근 기자 |
16일 올겨울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다. 중국발(發) 미세먼지와 고비사막에서 불어온 황사가 대기 정체로 갇힌 데다 짙은 안개까지 겹치며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늘이 뿌옇게 변했다. 서울은 대형 화재까지 벌어져 더 심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는 서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며 대기 정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날 중국 등지에서 들어온 미세먼지와 황사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표로 가라앉으며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올라갔다.
/그래픽=양진경 |
여기다 짙은 안개까지 찾아왔다. 전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비가 땅을 축축하게 적신 상황에서 16일 아침 수은주가 최저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면서 수도권과 강원·충청·호남에 가시 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발생했다. 오전 한때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전북 군산, 전남 영암 등은 가시 거리가 50~60m까지 짧아지기도 했다.
보통 안개는 지상 300m까지, 미세먼지는 지상 3㎞ 구간까지 형성된다. 16일 해가 나면서 안개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안개와 미세먼지가 시야를 동시에 가린 셈이다. 이처럼 짙은 미세먼지와 안개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보통 비가 내리면 미세먼지를 씻어줘서 다음 날 하늘이 쾌청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15일은 오전까지만 비가 내렸고 오후에 미세먼지와 황사가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빠져나간 비구름대의 자리를 이동성 고기압이 차지하며 대기 정체 현상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미세먼지와 안개가 동시에 나타났다.
/그래픽=양진 |
서울은 이날 ‘화재’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이날 오전 5시쯤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며 미세먼지가 추가로 발생, 오전 내내 주변으로 확산했다. 이에 서울은 오전 11시 올해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시간당 초미세먼지 농도 75㎍ 이상이 2시간 지속)를 발령했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서울 25구 중 23구에서 초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이 밖에 충청·전북에도 올겨울(작년 12월~올 2월) 첫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시행돼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등이 이뤄졌다.
느린 이동성 고기압과 미세먼지가 온실 효과를 내면서 일부 지역은 봄 날씨처럼 따뜻했다. 16일 울산의 낮 최고기온이 21.1도, 포항은 20도까지 올라갔다. 초미세먼지는 토요일인 17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오후부터 대기 정체가 풀리면서 미세먼지도 해소되겠다.
주말 동안 우리나라는 중국 북부 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높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17~1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2~14도로 예보됐다. 월요일인 19일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5도까지 오르겠다.
화요일(20일) 이후부터 강추위가 다시 찾아오겠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을 넓히면서 우리나라로 찬 공기를 대거 밀어 넣을 전망이다. 20일엔 전날보다 5도 이상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겠다. 원래 우리나라는 절기상 대한(이달 20일)보다 소한(지난 5일)이 더 추운데, 올겨울 소한은 포근했고 대한이 오히려 이름값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주 찬바람이 가장 매서울 것으로 예상되는 21~22일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지겠고, 체감 온도는 이보다 5도 정도 더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 기간에는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모두 영하권에 머물겠고, 낮 동안에도 대부분 기온을 회복하지 못하며 최고기온이 영하 6~영상 3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3~25일에도 아침 수은주가 영하 15도 수준에 머물며 계속 춥겠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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