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솔 |
쉿, 너만 알고 있어
서석영 지음 | 주리 그림 | 바우솔 | 40쪽 | 1만6800원
엄마와 함께 숲길로 나온 산책. 처음 보는 강아지가 아이를 바라보며 살랑살랑 꼬리를 흔든다. 엄마 손을 잡고 가지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아이. 속으로만 생각한다. ‘쉿, 너만 알고 있어. 꼬리가 있다면 나도 꼬리를 흔들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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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 열린 산딸기를 보니 가장 친한 친구가 생각난다. ‘빨갛게 익으면 우리 같이 따서 먹자.’ 벤치에서 볕을 쬐는 고양이를 보면 그 곁에 앉아 함께 햇빛을 느껴보고 싶다. 어쩌면 어른 걸음은 아이에겐 좀 빠르다. 하지만 다리 아프지 않느냐 묻는 엄마에겐 씩씩하게 답한다. “하나도 안 아파요.” 속마음은 조금 다르다. ‘쉿, 너만 알고 있어. 사실은 조금 아팠거든.’
속 깊은 아이는 엄마가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마음이 끌린다. 푸드덕 새가 날아간 자리, 풀숲에 놓여 있던 작은 알 세 개 같은 것들이다. “이제 집에 가자.” 아이는 또 자꾸 뒤를 돌아본다. ‘사실은 난 거기 계속 있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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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속도를 따라 걷고 싶다면 먼저 그 마음에 귀 기울일 일이다. ‘쉿, 너만 알고 있어야 돼’ 하고 아이가 귓속말할 때, 책장을 넘기는 독자는 어느새 아이와 비밀을 공유한 사이가 된다.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 이불을 덮고 눈을 감은 걸 보고 엄마는 아이 방 문을 닫는다. ‘쉿~’. 이제부터 진짜 비밀스러운 모험을 시작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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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연 방문 밖, 숲속 세상이 다시 펼쳐진다. 해 질 녘 노을을 바라보며 나뭇가지에 매달린 덩굴 그네를 타고, 깨진 알을 보며 상심한 아이를 거기서 태어난 아기 새가 재잘재잘 노래하며 맞아주는 세상. 그곳에선 친구의 손을 잡고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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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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