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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라이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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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기자]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기차가어둠을헤치고은하수를건너면승객들의시간은저마다다르게흐른다책으로음악으로풍경으로레일을달린다어느새각자가찾던세상에도착한다.

ER 이코노믹리뷰 1299호(2026년 1월 22일)의 라이프 스토리는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이다.

말줄임표 '…'를 보고 "우주정거장엔 햇빛이 쏟아지네"를 떠올렸다면 당신의 나이를 알 수 있다.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침마다 신나게 봤던 '은하철도 999'를 안다는 뜻이니까. 메텔을 아는 당신이라면 수능을 끝내고 친구와 함께 간 동해 여행, 그 새벽에 소주 반병에 날달걀 탁 깨트려 먹었던 해장국도 스쳤을 것이다. 선배들과 MT를 떠나며 들떴던 어느 순간이 겹쳐질 수도 있다. 9와 3/4 승강장을 밤새 봤다던 그 사람을 처음 만났던 대구역이 떠올랐을 것이고 혹은 이별을 통보받고 돌아오던 KTX가 얼마나 느렸는지 떠오를 수도 있다.

그게 뭐든, 기차는 무언가를 잇는다. 기차가 혁명이었던 이유도 그거다. 기차의 힘은 '속도'다. '속력'이 아니다. 말보다 느린 구간도 있었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얼마나 빠르게 갈 수 있는지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기차는 계곡과 계곡의 틈을 이어갈 수 있었다. 기차의 힘은 잇는 것이다.

억지가 아니다. 칙칙폭폭. 뭐가 떠오르는가? 기차다. 정작 당신은 그런 소리를 내는 기차를 직접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렇게 알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친다. '칙칙폭폭'을 가르친다는 건 옛날과 지금을 이어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기도 하다.


기차는 목적지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이동 시간을 다르게 만든다. 같은 겨울이라도, 기차에 오르면 풍경과 기억이 달라진다. 그 로망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스위스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 한 장이면, 수없이 많은 감독이 도전했지만 흉내조차 내지 못했던 알프스 설산과 빙하 호수의 원씬 원컷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겨울 기차 여행도 제법 괜찮다. 코레일관광개발이 맛있는 국밥 한 그릇으로 겨울의 기억을 이어준다. 안동 한우, 울진 대게, 봉화 한우탕, 영양 전통 상차림, 상주 곶감 등 지역 대표 먹거리를 중심으로 당일 또는 1박 2일 일정이 짜였다.

그러고 보면 기차는 참 이상하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어느 때의 아이들이든 기차를 참 좋아한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이어 붙여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기차를 만들고, 상상 속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서 그 기차들이 사라진다. <유령 기차>, <감귤 기차>, <마음 기차>, <애벌레 기차>가 책 속에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데니스 존슨의 소설 <기차의 꿈>은 제목과 달리 기차가 주인공도 아니고 중요한 소재도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읽어볼 수도 있다. 우리가 기차를 타고 가면 풍경은 지나친다. 저 풍경에서 무엇이 일어나든, 기차는 제시간에 맞춰 제 길을 간다. 그렇게 문명은 스쳐 가고, 주인공은 정해진 시간만큼 묵묵히 살아간다. 한 인간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지 않고 누구에게나 사는 동안 감당해야 할 자기 몫의 슬픔과 고독이 있음을 전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기차 여행'에는 '전설의 간식'이 있다. '삶은 달걀'과 '사이다'. 그 전설의 맛을 누가 대신할 것인가? 롯데웰푸드 '프리미엄 가나 겨울 시즌 신제품' 서울우유협동조합 '클릭유 저당밸런스 곡물맛' 하림 '직화 매콤갈비맛 핫바' 빙그레 '꽃게랑 마라맛' 오리온 '마라뿌린 치킨팝' 하리보 '스퀴시' 크라운제과 '롱스 레몬'. 당신의 선택은?

서울공예박물관의 '금기숙 기증특별전'에서는 1988 서울올림픽과 2018 평창올림픽을 이었던 '눈꽃요정'을 볼 수 있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조선과 유럽을, 장영실과 다빈치를 상상으로 잇는다.


무한궤도에 오른 설국열차를 움직이는 건 무엇일까? 넷플릭스 시리즈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와 다르다. 제작자로 봉준호 감독이 참여했지만, 제작진들은 봉준호 영화처럼 제자리만 맴돌지도 않고, 대안을 무시하지도 않으며, 한껏 순진한 척도 하지 않는다. 설국열차를 누가 움직이는가, 그 답을 제시한다.

그 모든 기억을 지켜보는 이도 있다. 철도원. 일본 영화 <철도원>이 세 번째 개봉했다.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볼 기회는 있을 것이다. 두고두고 재개봉할 명작 73편 가운데 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장님, 꼭 지금 보시라.

겨울 기차 이야기를 마무리할 땐 역시 이 문장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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