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6년 01월 16일 (금)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 최민석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출연 : 최민석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네, '위대한 개츠비' 읽어봤어?라고 하면 '본 것 같은데' 이러실 텐데, 영화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주인공 개츠비는 계속 초록색 불빛을 바라봅니다. 그 마음속에 계속 꺼지지 않는 빛이었는데, 요즘 많은 분들은 주식창에 빨간색 불빛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욕망의 이글이글. '내가 정말 한 방 터지면 회사 그만둔다' 이런 분들 많으시죠? 뭔가 닮아 있는 듯하지만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이야기를 오늘 저희가 읽어봐야 될 이유이기도 할 텐데요. 1896년에 태어나서 명문 프린스턴 대학 시절부터 공부보다는 글쓰기에 미쳐 살았던 천재가 바로 스콧 피츠제럴드인데, 이분 같기도 해요. 역시 비슷한 배경입니다. 우리에게 독서와 고전의 벽을 오르게 해줄 수 있는 '셰르파(Sherpa)'입니다. 최민석 작가님, 오늘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민석 : 안녕하십니까. 갑자기 명분도 영문도 모르고 셰르파가 되어서 등반을 하게 된 최민석입니다.
◆ 김우성 : 등반가들보다 셰르파가 등반 더 잘하잖아요? 무거운 짐까지 짊어지고 그래서.
◇ 최민석 : 폐활량이 딸리는데.
◆ 김우성 : 폐활량은 딸리지만 생각과 독서의 활량은 딸리지 않는 최민석 작가. 저희가 내용이 우리 인공지능 에어가 소개한, 정리해서 만든 문장이었는데. 명문대학 시절부터 공부보다 글쓰기에 미쳐 살았던, 딱 최민석 작가 이야기예요.
◇ 최민석 : 그렇죠. 공부를 안 했으니까.
◆ 김우성 : 네, 그래도 명문대학에서.
◇ 최민석 : 그 얘기는 넘어가고요. 소개를 되게 잘해줬네요. 피츠제럴드가 프린스턴 다닐 때 낙제를 받았거든요.
◆ 김우성 : 인간적인 동질감이 생기네요.
◇ 최민석 : 그래서 나중에는 중퇴를 하게 됩니다. 졸업을 못 했어요. AI가 그걸 굉장히 잘 알고 있네요.
◆ 김우성 : 그 버전을 오늘 저희가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최민석 작가님과 재미난 시간들 마련할 거고요. 저 혼자 여러분들을 업고 가기가 힘들어서 이렇게 셰르파를 모셨으니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제가 잠깐 얘기했는데, 왜 첫 코너 첫 순서로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택했는지도 살짝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최민석 : 피츠제럴드의 작품에 대해서 많이 지금도 회자가 되고 재생산이 되고 있잖아요? 때가 되면 영화가 나오고, 뮤지컬이 나오고, 심지어 어떤 승승장구하는 사람을 보고 '개츠비다' 그런 별명도 붙이고 하는데, 피츠제럴드의 평생 문학적 주제 테마가 뭔지 잘 안 알려졌어요. 그게 '계급'입니다. 피츠제럴드는 '한 평생 자신의 계급 때문에 상처를 입고 계급에 대해서 탐구한 작가'거든요. 그래서 한국 사회도 그런 문제들이 많잖아요? 시사 프로기도 해서 피츠제럴드의 문학적 테마를 소개하면서 피츠제럴드의 인생을 한번 살펴보면 재밌겠다 싶기도 했고. 제가 예전에 <피츠제럴드>라는 책을 한 권 쓰기로 했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인생을 거의 추적하는 식으로 미국에 직접 가서 로스앤젤레스부터 뉴저지 프린스턴 대학교를 거쳐서 뉴욕까지. 볼티모어 거쳐서 취재하는 책을 썼는데, 제가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해서 첫 코너로 괜찮겠다 싶어서 골라봤습니다.
◆ 김우성 : 방송 이후에 개츠비 얘기는 최민석 작가에게 묻는 언론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고전'이고 '책'입니다. 그 작가에 대한 탐구를 한 최민석 작가의 책도 나와 있지만, 많은 대중들은 '영화'로 기억해요. 특히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고. 이것 말고도 영화로 많이 만들어져 있잖아요? 영화로 접근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영화가 한 3편 정도 있는데, 다 보지는 않더라도 영화를 통해서 보면 접근이 쉬울까요? 어떤 영화가 그래도 주는 느낌이, 이 이미지가 가장 같아요?
◇ 최민석 : 제일 처음 영화는 너무 옛날이고요. 그다음 게 컬러로 나온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온 거고. 그다음 게 디카프리오가 나온 건데. 디카프리오가 나온 버전을 제일 좋아해요. 그게 감독 때문인데. 이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 기억이 맞다면 굉장히 패션에 정통한 감독입니다. 아내가 패션지 보그의 호주판 편집장 출신일 거예요. 그래서 본인도 패션에 관심이 많고, 이 바즈 루어만 감독의 데뷔작이 <댄싱 히어로>인데 그 작품부터 굉장히 패션이 화려합니다. 그리고 디카프리오가 나온 <로미오와 줄리엣>. 뮤지컬이었던 이완 맥그리거가 나온 <물랑 루즈> 이런 작품들을 찍었거든요. 필모그래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화려한 스타일로 찍는 감독입니다.
◆ 김우성 : 뭔가 주제도 일관성도 있는 것 같아요.
◇ 최민석 : 그래서 주로 'MTV 뮤직 비디오 스타일로 영화를 찍는다' 이런 평가를 받는데, 그게 원래 바즈 루어만이 오페라를 연출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개츠비의 화려한 삶을 연출하기에 가장 적합한 감독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온 그 버전은 조금 고전 소설처럼 담담해요. 그런 건 문학으로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다른 해석을 해야 재미있잖아요.
◆ 김우성 : 쇼 버전이네요.
◇ 최민석 : 아무튼 뮤직비디오처럼 굉장히 화려한 방식으로 연출이 된, 가장 최근에 나온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위대한 개츠비>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 김우성 : 닉 캐러웨이의 입장에서 서술이 되는데, 영화에서 보면 일생에 몇 번 못 본 미소 할 때, 뒤로 폭죽과 불꽃이 팍팍팍 터질 때 정말 그 화려한 무대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 최민석 : 그런 게 바즈 루어만의 연출 방식인 거죠.
◆ 김우성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얼굴이 궁금하신 분은 검색해 보시면 나오는데요. '어 봤는데?'라고 할 겁니다. 개츠비의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는 닉 캐러웨이의 역으로 나온 배우와 되게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래서 어쨌든 이 영화 얘기를 저희가 '아 대충 기억나네' 이러실 겁니다. 그 이야기를 아주 수뇌부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사회상을 다룬 모습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앞서 줄거리 저희가 들려드렸지만 '재즈'가 나와요. 자꾸 재즈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피츠제럴드의 작품에서 언급된 '재즈 시대'가 실제로 존재하던, 이 작품의 중요한 배경이죠?
◇ 최민석 : 이때가 1차 대전 후에 미국이 승전국이 되죠. 그때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한테 돈을 많이 빌려요. 그래서 미국이 갑자기 경제적인 부국이 되죠. 그러면서 청년들은 갑자기 환율이 오르면서 경제적으로는 부유해졌는데, 약간 '문화 지체 현상'이라고 이해를 하면 돼요. 정신적으로는 공허해져서 자기들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릅니다. 그걸 '로스트 제네레이션'이라고 하죠. 그래서 이때 예술가들이 대부분 미국을 떠나서 파리로 갑니다. 그게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배경이에요. 그래서 피츠제럴드도 파리로 가고, 헤밍웨이는 그때 문학 청년이었는데 파리에 있는 거죠. 거기서 다 만나는 거고. 한편 이때 금주령이 내려져서 미국의 갱단들이 활약하게 되죠. 그래서 시카고에서는 알 카포네가 활약하고 그러면서 이때 남부에 있던 재즈 음악가들이 동부와 중부로 가서 활약을 합니다. 지하에서 금주법 시대에... 우리가 흔히 갱 영화를 보면 떠올릴 수 있는 지하에 가면, 흑인 뮤지션들이 재즈를 연주하고 사람들은 흥청망청. 금주 시대지만 오히려 더 화려하게 술을 마시면서 살던 이때. 그래서 젊은이들은 '아 우리는 정신적으로 공허해졌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로스트 제너레이션',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르고. 이때 '플래퍼(Flapper)'라는 개념이 등장해요. 플래퍼가 뭐냐 하면 20년대, 30년대 미국 삽화들을 보면 여성들이 보브컷 헤어라고 해서 짧은, 말리는 숏컷을 하고. 담배를 피우고, 머리에 약간 망사 같은 모자를 쓰고, 샤넬풍의 긴 치마 혹은 짧은 치마를 입고. 자유연애를 주장하는 그런 사람들이 생겨났거든요.
◆ 김우성 : 디카프리오 영화에서 데이지의 모습 같은.
◇ 최민석 : 맞아요. 그래서 실제로 이 피츠제럴드의 아내였던 젤다 피츠제럴드가 '미국의 플래퍼 1호다.' 피츠제럴드가 그렇게 말했고. 이거의 남자 버전이 옷 잘 입는 남자를 '젤리빈(The Jelly-Bean)'이라고 하거든요. 피츠제럴드는 자기 자신을 '젤리빈'이라고 얘기를 했어요. 우리로 치자면 옛날 '오렌지족' 같은 개념인데, '젤리빈'은 패션의 개념에 국한됐지만 '플래퍼'는 자유연애를 주장하면서 정치적 참여까지 하는, 여성 인권의 신장에 기여하는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거듭나는 거죠. 그래서 나중에 데이지가 운전대를 스스로 잡게 되는 거죠. 그 이전에는 여성들이 운전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운전은 철저히 남성의 소유물이었어요. 그 데이지가 플래퍼였고, 운전을 하면서 나중에 비극이 일어나서 개츠비가 그거를 덮어쓰다가 죽게 되는, 오해당해서 죽게 되는 것까지 이렇게 시대적 맥락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거죠.
◆ 김우성 : 데이지 남편의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을 차로 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일부러 친 건 아닌데, 플래퍼였던 데이지가 치게 되고. 그 죄를 데이지를 끊임없이 욕망하고 사랑하던 개츠비가 '내가 쳤다고 할게' 그러면서 비극적으로 끝나는 이야기 구조입니다. 다 알고 계시니까 저희가 얘기는 해 드리고. 저는 개츠비가 돈을 버는 게 이 금주령의 배경으로 이른바 밀주, 그걸 통해서 벌잖아요? 그런데 그때 재미있었던 게 한국에도 한 10년 전에 한남동 근처에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라는 게 있었어요. 저는 이게 뭔가 했는데. 저보다 연배가 있으신 선배들이 데려갔는데, 간판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일반... 뭐랄까 건물 앞에 있는 그냥 문인데 열고 들어가면 어두침침한 바에서 위스키를 파는.
◇ 최민석 : 금주 시대의 로망을 재현한 거네요.
◆ 김우성 : 그러네요. 그게 '재즈 시대'를 나타낸다라고 하면 됩니다. 공식적으로는 술 마시지 마, 뭐 하지 마 금욕주의. 그 당시에 권위주의가 팽배했지만, 밖으로는 재즈처럼. 마치 자유롭게 용솟음치던 미국의 욕망이 꿈틀대던 시대입니다.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바로 이 시대,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런 메커니즘과 계급의 문제가 담겨 있는데. 이걸 작가가 풀어낸 배경을 보면 '자기 이야기다'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스콧 피츠제럴드의 생애와 이야기까지 다 추적해서 책까지 쓰셨잖아요. 실제 그렇습니까?
◇ 최민석 : 피츠제럴드의 상처를 거슬러 올라가면, 유년 시절부터 엄마가 무리해서 사립학교로 보내서. 피츠제럴드도 그렇게 가난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때부터 너무나 상류층 자제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격차를 느껴서 콤플렉스가 쌓여 왔어요. 그러다가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을 해서 어쩌다가 파티에서 지네브라 킹이라는 시카고 금융 부호의 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연애를 시작하죠.
◆ 김우성 : 금수저도 아니고 거의 다이아몬드 수저네요.
◇ 최민석 : 그래서 1학년 여름방학 때 지네브라 킹 의 집에 별장이 있었어요. 그 별장에 초대를 받아서 가요. 그래서 피츠제럴드가 잠깐 다른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지네브라 킹의 아버지가 찰스 킹이라는 인물인데. 찰스 킹과 지네브라 킹이 하는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찰스 킹이 뭐라고 얘기하냐면 딸한테 엄청나게 큰 소리로, '가난한 집 녀석은 부잣집 딸과 결혼할 꿈조차 꾸지 말아야 돼'라고 고성을 지릅니다. 당장 헤어지라고. 그 별장이 얼마나 크겠어요? 멀리 있던 피츠제럴드가 그걸 듣고 평생 상처를 받죠. 그래서 결국은 헤어져요. 나중에 그 상처를 간직한 채로 젤다를 만나게 되는데, 사람들이 젤다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 김우성 : 왜요?
◇ 최민석 : 지네브라 킹이랑 똑같이 생겼던 거죠.
◆ 김우성 : 계속 마음속에 있었네요.
◇ 최민석 : 계속 마음속에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젤다한테 청혼을 하는데 거절을 당해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많이 애둘렀지만 결국 가난하다는 얘기잖아요. 나중에 <낙원의 이편>으로 성공을 해서 일주일 만에 젤다한테 청혼을 해 후다닥 결혼하고, 나중에 젤다가 조현병에 걸립니다. 그래서 사실상 남편도 못 알아보는, 결혼 생활이 불가능한 처지에 이르게 되고. 그래서 젤다는 정신병동에서 계속 입원한 채로 피츠제럴드 혼자 돈을 벌기 위해서 고생을 하는데, 그때 할리우드에 가서 유령 작가로 활동을 해요. 사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각색을 피츠제럴드가 했어요. 근데 이름을 안 올린 거죠. 부끄러우니까. 그때 아무튼 새로운 여인을 만나는데, 그 사람이 쉴라 그레이엄이라는 가쉽 평론가, 요즘으로 치자면 연애 기사 쓰는 그런 사람인데. 그때 사람들이 한 번 깜짝 놀라죠. 지네브라 킹이랑 똑같이 생긴 거예요.
◆ 김우성 : 이 개츠비 내용이 머릿속에 확 들어오네요.
◇ 최민석 : 평생 지네브라 킹한테 받은 그 상처. '가난한 집 아들은 부잣집 딸과 결혼할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돼.' 이것에 상처를 받아서 이때부터 피츠제럴드 문학의 구도인 '푸어 보이, 리치 걸' 구도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이 구도로 보면 위대한 개츠비뿐만 아니라 피츠제럴드가 쓴 <분별 있는 일>부터 해서...
◆ 김우성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보면 플래퍼 같은 여성으로 나오지만,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보면 엄마랄까요? 할머니가 된 사랑하는 여성과 아기가 되어 버린 벤자민 버튼의 구도로 딱 끝나잖아요.
◇ 최민석 : 네. 그래서 이 구도로 보시면 피츠제럴드 작품이 '다 하나의 주제로 관통하고 있다.' 그것은 '계급'이고 피츠제럴드는 미국에서 남자가, 폭넓게 보자면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돈을 가져야 한다'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평생 자전적 소설을 쓴 거죠.
◆ 김우성 : 예. 여러분 이제 좀 이해가 되십니까? 대충의 스토리도 다 등장하는데요. 끊임없이 데이지를 다시 만나고, 데이지를 어떻게든 내 여자로 되돌리기 위해서 파티를 벌이고. 그 어마어마한 부를 자랑을 하는데... 물론 밀주를 팔아서 번 돈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강 건너에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는데요. 거긴 데이지가 있던 곳입니다. 이 욕망의 반복은 사실 지금도 반복되잖아요? 많은 분들이 '나도 코인으로 한 방에 몇 십억', '주식 투자해서 대박'. 그러니까 '파이어족'이라는 게 나오고. 저는 이제 1920년대 얘기가 아니라 '계속 반복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이 '계급 콤플렉스'가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건데. 궁금한 게 있어요. 여기까지 들으면 '집요한 개츠비' 와 '독한 개츠비'여야 되는데 '위대한 개츠비'에요. 이건 잘 이해가 안 돼요.
◇ 최민석 : '더 그레이트 개츠비'죠. 원제는. 근데 '그레이트'는 그냥 '위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단하다'. 이런 비꼰 뉘앙스도 있습니다.
◆ 김우성 : 아이고 대단한 개츠비 이런 느낌이네요.
◇ 최민석 : 피츠제럴드는 이 중의적인 의미를 다 살리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원제 <더 그레이트 게츠비(The Great Gatsby)>는 '개츠비가 과연 위대한가'라는 질문 자체를 품고 있는 제목인 거죠. 문제는 번역이 늘 어려운 게, 이 '더 그레이트 개츠비'를 번역할 때는 '위대한 개츠비'나 '대단한 개츠비' 둘 중 하나를 택해야 되잖아요? 한국어에서는 이 중의적인 뉘앙스를 살리기가 어렵다고요.
◆ 김우성 : 위대한이 그래서 좀 어려워요.
◇ 최민석 : 그래서 최초의 번역자는 아마 작품을 존중하고 개츠비에 대한 애정을 실은 의미에서 <위대한 개츠비>로 번역을 했겠죠. 이렇게 한 번 번역이 되다 보니까 그 제목이 못 바뀌는 거죠. 그래서 원제에는 중의적인, '비꼼의 뉘앙스'까지 담겨 있다. 그렇게 본다면 위대한 개츠비는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피츠제럴드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서 한평생 욕망을 쫓았던 개츠비. 나아가서 '이렇게 살고 있는 미국인과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까지도 담겨 있는 제목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 주식 투자와 가상자산과 매일 HTS 트레이드 창을 보면서 괴로워하시는 분들. 오늘은 주말을 맞이해서 <위대한 개츠비> 읽어보면 '이거 정말 거대한 자화상이구나', '미국인뿐만 아니라 자본을 쫓고 있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구나' 이런 생각도 들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특히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를 작가 최민석이 특별히 더 애정한다'라는 느낌도 들어요. 최민석 작가의 입으로, 인생으로도 이걸 선택한 이유를 더 풀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최민석 : 피츠제럴드가 자기 작품에서 '미국인은 살기 위해선 지느러미를 가져야 한다' 그런 문장을 자기 소설에 썼거든요? 왜 지느러미가 있어야 하냐, 미국인이 살아야 하는 세상은 거대한 물속이다. 그래서 피츠제럴드 작품을 보면 개츠비가 데이지를 만날 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올백 헤어를 했는데 비 맞은 생쥐 꼴이 돼요.
◆ 김우성 : 영화 보신 분들 알 겁니다.
◇ 최민석 : 그리고 장례식에 갈 때도 비가 폭우로 쏟아져요. 결국 자기가 물 위에 떠 있을 때는 언제냐? '죽어 있을 때'입니다. 죽어 있을 때 그 수영장에서 튜브 위에 있는데 총을 맞고 죽거든요? 겨우 물 위에 올라섰는데 총을 맞고 죽어서 마침내 자기의 꿈을 이루는 거죠. 그러니까 '아메리칸 드림은 허상이라는 것을 고발하는 작품'인데 그런데 이 작품이 왜 훌륭하다고 생각하냐면 마지막 문장 때문입니다. 번역문으로 알려드리자면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이게 마지막 문장이거든요? 우리는 끊임없이 뒤로 밀려나면서도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태도인 거죠. 계급 존재한다. 그건 인정할지라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뒤로 밀려가도 앞으로 나아가야 된다. 이 메시지가 저는 마음에 들었던 겁니다.
◆ 김우성 : 뭔가 채플린의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요. 끊임없는 시지포스 전설도 떠오르고. 그런 마음 여러분들도 드실 것 같아요. 아침에 눈 뜨고 어쨌든 더 나아지겠지, 내일은 더 더. 그 희망이 나쁘다, 허황되다라고 볼 수만도 없고요. 그렇다고 해서 그 희망을 다 긍정하기엔 이 <위대한 개츠비> 이야기처럼... 제가 그래서 AI에게 물었어요. 하도 답답해 가지고. 아니 그렇게 데이지를 위해서 돈을 벌고, 데이지를 위해서 파티하고, 결국 데이지를 위해서 죽기까지 하는데. '데이지 말고 그냥 현실적으로 다른 여자 만나면 어떨까?'라고 했더니 AI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그렇게 됐다면 아메리칸 드림의 허망함이나 인간의 숭고한 집념을 보여주는 <위대한 개츠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AI 정말 똑똑하죠.
◇ 최민석 : 그렇죠. 데이지가 이룰 수 없는 꿈을 상징하는 것이고 그게 초록색 불빛인데. 초록색 불빛은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 바다 건너에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데이지와 이루어지면 안 되겠죠. 다른 여자와의 사랑을 통해서 자기의 꿈을 실현한다면 소설이 갖고 있는 주제가 무너지겠죠.
◆ 김우성 : 그래서 지네브라 킹과 같은 여자를 계속 만나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얘기도 나옵니다. '변증법적으로 그 둘 사이에 어떤 접점은 없어?'라고 AI한테 물어봤더니, 이 문장이 AI가 뽑은 문장인데 너무 좋아서 읽어드릴게요. '변증법적 결론에 도달한 개츠비라면 더 이상 그 강 너머의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며 손을 뻗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그 불빛을 자신의 내면에 점화했을 것입니다.' 장르가 확 바뀌더라고요. 뭔가 인생 승리로. 사실 영화, 소설도 있지만 예전에 만화. 강도하 작가의 만화로도 이 <위대한 개츠비>가 굉장히 비슷하게... 주인공이 고양이로 그려져 있습니다만.
◇ 최민석 : 그건 '캣츠비'였죠.
◆ 김우성 : 캣츠비죠. 그렇게 딱 나오는 장면에서, 사실은 데이지라는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플래퍼 얘기 살짝만 하고 지나가셨거든요. 작가님 데이지를 어떻게 이해할까요?
◇ 최민석 : 데이지는 플래퍼의 상징이기도 했고, 피츠제럴드 입장에서 보자면 데이지는 젤다였어요. 젤다였는데 그 원형은 지네브라 킹인 거죠. 그 결국은 피츠제럴드는 자기 자신을 개츠비처럼 쓴 것이고. 데이지는 결코 자신이 이루지 못한 사랑, 즉 지네브라 킹을 상징하는 것인데.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 영역' 그것이 '아메리칸 드림'이자
◆ 김우성 : 남녀로만 국한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 최민석 : 동시에 '계급의 차이'인 건데. 그래서 이 소설이 그러면 좌절하고 낙담한 채로 살 거냐? 그게 아니라 그런 계급의 차이는 인정할지라도 이 삶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조류. 왜냐하면 피츠제럴드가 삶을 물속에서 헤엄치는 걸로 생각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은 지느러미를 갖고 태어나야 한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조류라는 거는 미국인의 삶을 뜻하거든요. 계속 밀려날지라도, 우리는 계속 밀려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문장을 마지막에 쓴 거죠.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는 피츠제럴드의 훌륭한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피츠제럴드의 여러 작품 중에서 자신의 주제, 계급의 문제를 정말 정면으로 탐구하고 그것에 대해서 나름의 답을 얻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피츠제럴드 무덤이 볼티모어 근처에 있어요. 네 거기 가면 피츠제럴드 비석에 쓰여 있는 문장입니다.
◆ 김우성 :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 그리고 여러분 어쨌든 물살이 흐르니까 계속 헤엄쳐 나가는 게 아니라 그 앞에는 나를 헤엄치게 만드는 초록색 불빛, 부일 수도 있고요. 사랑하는 여성일 수도 있고요. 자기의 신념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 구조를 보여줍니다. 우리 자신을 그려낸 <위대한 개츠비>가 아니고요 제가 감히 제목을 다시 붙여본다면 정말 '위대한 자화상'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최민석 작가님과 이런 얘기를 하면서 얻어낸 생각인데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오늘 <위대한 개츠비> 영화를 보시던, 가급적 책을 추천드립니다. 저희 프로그램 코너에 맞게끔.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한 번 읽어보신다면 어떤 자화상이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셰르파 덕분에 오를 수 있었나요? 오늘 이 <위대한 개츠비>와 피츠제럴드의 작품, 셰르파 도움으로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다음 등반도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민석 : 네, 고맙습니다.
◆ 김우성 : 예, 지금까지 독서와 생각의 셰르파 최민석 작가였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대한민국 24시간 뉴스채널 [YTN LIVE] 보기 〉
[YTN 단독보도] 모아보기 〉

![[영상] 인천공항 제2터미널(T2) 이용 항공사 - 아시아나항공 이전으로 13개사](/_next/image?url=https%3A%2F%2Fstatic.news.zumst.com%2Fimages%2F14%2F2026%2F01%2F16%2Fb17b68ae9ab046368fbacc8ef4966c21.jpg&w=384&q=100)
![가계대출 역대급 감소에도···서울 집값 12% 뛰었다 [부동산 뉴스]](/_next/image?url=https%3A%2F%2Fstatic.news.zumst.com%2Fimages%2F111%2F2026%2F01%2F15%2F36bfe87057bc4a9fa0e515055fc4ea12.jpg&w=384&q=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