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에서 노가다는 곧 생존이었다.
밤새 주사위를 굴리고 캐릭터를 수천 번씩 만들었다 지우며 양초를 팔던 시절이 있었다. 누군가는 왜 그런 지루한 반복 행동을 사서 하느냐고 묻겠지만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 바로 노가다였다.
리니지를 즐겼던 유저라면 누구나 노가다와 관련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거나 스탯 1을 올리기 위해 유저들은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동원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탄생했다. 그 시절 수많은 유저들이 미쳐있었던 치열한 노가다의 기록들을 정리해 보았다.
밤새 주사위를 굴리고 캐릭터를 수천 번씩 만들었다 지우며 양초를 팔던 시절이 있었다. 누군가는 왜 그런 지루한 반복 행동을 사서 하느냐고 묻겠지만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 바로 노가다였다.
리니지를 즐겼던 유저라면 누구나 노가다와 관련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거나 스탯 1을 올리기 위해 유저들은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동원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탄생했다. 그 시절 수많은 유저들이 미쳐있었던 치열한 노가다의 기록들을 정리해 보았다.
◆ 스탯 1에 울고 울었던 '주사위 노가다'의 추억
리니지의 첫 관문 주사위 노가다. /리니지 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
주사위 노가다는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라면 누구나 거쳐 가는 첫 관문이자 필수 코스였다.
리니지 캐릭터의 기본 능력은 6가지의 스탯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한번 선택한 이후 변경이 불가능했다. 스탯은 캐릭터를 생성하기 전 주사위를 돌려 나오는 임의의 수치에 맞춰 부여됐다. 그래서 유저들은 각 클래스에 맞는 선호 스탯이 잘 나올때까지 주사위를 계속 돌려야했다.
주사위를 굴릴 때 정해지는 초기 스탯 1의 차이가 높은 레벨이 되었을 때 엄청난 격차로 돌아왔던 만큼 쉽게 타협할 수 없었다.
추가 배분 스탯이 4개뿐이라 세팅이 비교적 수월했던 기사는 힘과 콘을 각각 18 이상으로 맞춰줘야 세팅이 잘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요정은 덱스와 콘, 위즈가 고루 높아야 했기 때문에 노가다가 더욱 어려웠다.
몇 번의 시도 만에 빠르게 원하는 선호 스탯을 뽑는 행운아도 있었지만 몇 날 며칠을 쏟아부어도 원하는 능력치가 나오지 않는 불운한 유저도 많았다. 오죽하면 PC방에서 주사위를 대신 돌려주는 아르바이트를 비롯해 자동으로 스탯을 맞춰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무심결에 주사위를 계속 클릭하다가 꿈에 그리던 스탯을 그냥 넘겨버렸을 때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수많은 유저들을 웃고 울렸던 주사위 시스템은 2001년 9월 업데이트를 통해 캐릭터 생성 시 베이스 스탯을 유저가 직접 선택하여 분배할 수 있도록 바뀌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양초를 일본도로 바꾸는 창조 경제
양초 티끌모아 일본도로 바꾸기. /커뮤니티 캡처 |
양초 노가다는 캐릭터 생성 시 기본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인 '양초'를 활용한 초보자들의 독특한 재테크였다. 당시 캐릭터를 만들면 기본 아이템 중 하나로 양초 2개가 주어졌는데 이를 상점에 개당 1원에 팔 수 있었다.
이를 노린 유저들은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양초를 팔고 캐릭터를 삭제한 뒤 다시 만드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며 아데나를 모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 무기였던 '일본도'를 사기 위해 양초 2만 개를 모으는 집념 어린 유저들도 적지 않았다. 캐릭터를 1만 번이나 삭제하고 생성하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투자 시간 대비 결과가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특히 새로운 서버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초보 유저들에게 유용한 노가다였다. 몇몇 유저들은 목숨 걸고 오크를 잡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빠르게 아데나를 얻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 "리니지 캐릭터는 죽으면 죽을수록 강해진다"
피 노가다의 추억. /커뮤니티 캡처 |
피 노가다는 체력(HP) 수치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육성법이었다. 누군가는 다른 유저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누군가는 개성있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피노가다를 진행했다.
먼저 캐릭터를 5레벨, 10레벨을 걸쳐 성장시키고 이 때의 체력 수치를 바탕으로 피노가다 진행 여부를 정했다. 이 때 수치가 마음에 안 들면 캐릭터를 다시 키워야했다.
또한 리니지 초창기에는 레벨업 직후 증가하는 체력 수치가 랜덤이었다. 운이 좋으면 15가 오르지만 운이 없으면 5만 오를 정도로 편차가 컸다. 그래서 유저들은 레벨 업뒤에 오른 체력 수치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일부러 캐릭터 레벨을 다운시키고(렙따) 뒤 원하는 수치가 나올 때까지 다시 레벨업했다.
더욱 복잡한 방법도 있었다. 당시 51레벨 부터 올릴 수 있는 보너스 스탯을 모두 콘에 투자하면 57레벨에 콘(CON) 25를 맞출 수 있다. 콘 25를 찍고 의도적으로 10렙으로 레벨을 다운 시킨 뒤 다시 캐릭터를 육성하면서 체력을 늘리는 방식의 노가다가 있었다.
힘든 피 노가다를 성공한 캐릭터는 '축캐(축복받은 캐릭터)'라 불리며 경외의 대상이 됐다. 51레벨 기준으로 일반 캐릭터보다 체력이 400~500가량 많았던 축캐들은 캐릭터 몸값만 현금 500만 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했다.
이 분야의 전설은 발라카스 서버의 '검은장미'다. 검은장미는 57레벨까지 키운 캐릭터의 추가 스탯을 모두 '콘'에 투자하고 25를 맞춘 뒤 10레벨을 만들었다. 이후 원하는 체력이 나올 때까지 레벨업과 다운을 반복한 끝에 2004년 당시 시스템상 최대치였던 체력 1313을 달성했다.
피노가다는 2008년 8월 스탯 초기화 시스템에 추가되며 자취를 감췄다. 유저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스탯을 다시 분배할 수 있게되며 피노가다의 아성도 무너졌다.
◆ "오크만 잡아도 돈이 벌린다고"...아데나도 주고 경험치도 챙겨주는 '토템 노가다'
토템 노가다. /리니지 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
토템 노가다는 오크를 사냥해 얻은 토템을 아데나로 환전하는 방식의 노가다였다. 화전민 마을의 NPC 라이야와 계약을 맺으면 상급 오크들에게서 각 부족의 토템을 입수할 수 있었다.
간디와 로바, 두다마라, 아투바, 네루가 오크를 처치하면 각 부족의 증표인 토템이 나왔는데 30원짜리 간디 토템부터 200원짜리 아투바 토템까지 가격이 다양했다.
토템만 잘 모아도 시간당 1만 아데나 이상을 벌 수 있었고 여기에 황금갑옷이나 오크투사의 목걸이 같은 고가 아이템이 떨어지면 5000 아데나 정도의 부수입이 더해졌다. 경험치 효율도 좋아 자리싸움도 치열했다.
하지만 오크의 종족 인식 시스템 때문에 사냥 중인 유저를 돕기 위해 주변 오크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위기에 처하는 일도 잦았다. 또한 숲 깊숙이 들어갔다가 오우거나 다크엘프 같은 고레벨 몬스터를 만나면 온 힘을 다해 도망가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풍경도 일상이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엔트 노가다'
살살 두드리면. 나온다. /리니지 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
요정의 숲을 지키는 가디언들은 맨손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유저에게 특별한 아이템을 줬는데 그중에서도 엔트가 주는 보상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엔트의 줄기'는 해독제인 비취물약과 효과가 같으면서도 무게가 훨씬 가벼워 사냥 필수품이었고 '엔트의 열매'는 맑은물약의 효과와 더불어 요정의 가속 아이템인 '엘븐 와퍼'의 핵심 재료로 쓰여 가치가 매우 높았다. 엔트 하나에 대여섯 명씩 달라붙어 나무를 때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리니지에 회원가입을 하면 주는 무료 3일 계정으로 요정 캐릭터를 만들고 4레벨까지만 올리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노가다라 진입장벽도 매우 낮았다. 3일 내내 엔트만 붙잡고 있는 유저도 많았다.
어렵게 모은 아이템을 팔기 위해 글루딘 마을로 이동하는 유저들을 노리는 PK단까지 기승을 부렸을 정도로 엔트 노가다는 당시 요정들에게 가장 확실한 돈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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