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많아도 문제지만 전혀 하지 않아도 오히려 웰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용량이 적정 수준일 때 가장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며 과도하거나 극단적으로 제한할 경우 삶의 만족도와 정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U자형 관계’가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벤 싱 박사 연구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한 논문에서 SNS 이용과 청소년 웰빙 간의 관계가 단순한 비례 구조가 아니라 연령과 성별에 따라 복합적으로 달라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스마트폰과 SNS 확산 이후 청소년 정신건강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많이 쓰면 해롭다’는 기존 인식을 넘어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경우의 위험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관계 형성의 주요 수단이 된 SNS를 전면 차단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호주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2학년까지 학생 10만 9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평일 방과 후 SNS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참여 학생들을 추적 관찰하며 행복감·삶의 만족도·정서 조절 능력 등 8개 항목을 통해 웰빙 수준을 평가했다. 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은 13.5세였다.
분석을 위해 학생들은 SNS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집단, 주당 12.5시간 미만을 사용하는 중간 집단, 주당 12.5시간 이상 사용하는 고사용 집단으로 나뉘었다. 이후 3년간 웰빙 변화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SNS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경우는 모든 연령대에서 일관되게 낮은 웰빙 수준과 연결됐다. 특히 7~9학년 여학생 가운데 고사용 집단은 중간 집단에 비해 웰빙이 낮을 가능성이 3.1배 높았고 같은 연령대 남학생도 2.3배에 달했다.
반면 SNS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집단 역시 특정 연령대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10~12학년 학생 가운데 SNS 미사용 집단은 오히려 고사용 집단보다도 웰빙이 낮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령대에서 여학생은 중간 집단 대비 1.8배, 남학생은 무려 3배까지 웰빙 저하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SNS 이용과 청소년 웰빙 사이에 중간 수준 사용이 가장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지는 U자형 곡선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영향이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는 만큼 획일적인 시간 제한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 역시 단순한 사용 시간 규제를 넘어, 청소년이 SNS를 건강하고 균형 있게 활용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차단이나 방임이 아닌 상황에 맞는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글로벌 플랫폼 수장들 역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직접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일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주말에는 비교적 유연하게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모한 CEO는 “완벽한 해법은 없지만 모든 것은 적당함이 중요하다”며 “이는 유튜브를 포함한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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