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14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인도 오픈(슈퍼 750)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오쿠하라 노조미(일본·세계 30위)를 2-0(21-17, 21-9)로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압도라는 표현이 자연스럽다. 한때 세계 1위를 달리며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오쿠하라라지만, 현재 기량과 체력, 수비 지속능력에서 안세영과 간극이 크게 벌어져 있어 승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안세영의 촘촘한 수비와 끝까지 끌고 가는 랠리 운영은 오쿠하라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었고, 2게임에서는 단 9점만 허용한 채 승부를 마무리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했다. 인도 현지 언론사 ‘PTI(Press Trust of India)’는 해당 인터뷰 영상을 SNS에 공유했는데, 화면 속 안세영은 특유의 조용한 미소와 함께 “경기를 이겨 기쁘다. 행복한 하루였다”고 짧게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현지 기자가 경기장 분위기를 묻자, 안세영은 “관중 분위기가 좋았다. 응원도 많이 들려서 즐거웠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형식적 답변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번 인도 오픈은 대회장 환경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오염 악화로 출전을 포기한 선수(안데르스 안톤센)가 등장했고, 연습 공간 위생 문제, 먼지, 바닥 오염, 새 분변 등 각종 고발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일부 선수들은 “원숭이가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상황을 비난하기보다 경기 자체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기자는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에게 다소 먼 미래를 묻기도 했다. “2028 LA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서서 여자 단식 금메달 2개를 보유한 ‘엘리트 그룹’에 포함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이었다. 상당히 직설적이고 기대가 담긴 화두였지만, 안세영은 한국어로 조심스럽게 답했다. “물론 좋은 성과를 원하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계속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멘트였다. 거창한 목표보다 꾸준한 집중을 강조한 셈이다.
현재 안세영은 ‘6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 경신 레이스 위에 서 있다. 지난 시즌 11관왕으로 배드민턴계 기록을 새로 썼고, 2026 첫 대회였던 말레이시아 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인도 오픈은 오는 8월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의 리허설 성격까지 겸하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아쉬운 순간을 겪은 만큼 이번 대회 운영 방식과 컨디션 조절은 안세영에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도 오픈의 환경 논란이 다시 불거진다. IPF 선수 일부가 “몸이 쉽게 식어 부상 위험이 있다”고 말했고, 덴마크 선수 미아 블리치펠트는 워밍업 시설의 위생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럼에도 세계 1위는 불만 대신 감사 메시지를 전했고, 언론은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PTI는 “세계 최강자가 논란 속에서도 팬들에게 감사를 잊지 않았다”는 문장을 덧붙이며 인터뷰 영상을 공유했다.
정리하자면, 인도 오픈은 최적의 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무대지만, 안세영에게는 또 하나의 목표 달성 기회다. 시스템 혼란, 환경 논란, 피로 누적 등 외부 요소가 쌓여 있음에도 경기력에서는 흔들림이 없었고, 인터뷰에서는 품격이 묻어났다. 이미 시즌 첫 승을 거머쥔 세계 1위의 걸음은 이제 16강을 지나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스포츠 팬들의 관심도 그만큼 집중되고 있다. 배드민턴 관계자들은 “지난 시즌의 모든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까지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팬들은 “이제는 매 경기가 역사”라고 말할 정도다. 2026년 두 번째 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리고 8월 세계선수권 리허설이 어떤 그림을 남길지 전 세계 배드민턴계의 시선이 뉴델리로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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