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과 정청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최고위원회의 하는 모습. /남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자신의 핵심 공약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재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시작부터 거센 반발을 맞았다.
최근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데 이어 최고위 보궐선거로 친청(정청래)계로 불리는 당권파가 지도부에 추가 유입된 가운데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야심차게 다시 띄웠지만 “당 대표 연임용, 권한 강화 의도 아니냐”는 의구심이 당내에서 재차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개딸(개혁의 딸) 등 당 강경 지지자들의 힘을 얻어 1인 1표제를 밀고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를 열고 1인 1표제 도입을 위해 당헌 개정을 다시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1인 1표제는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전당대회) 시 적용하던 ‘대의원 가중치’를 폐지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당 대표 선거 등에서 국회·지방의원, 단체장, 당직자를 비롯한 이른바 조직표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드는 대신 강성 지지층 입김은 더 세지게 된다.
8·2 당대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 대표는 지난달 이 개정안을 관철하려고 했으나 ‘마지막 관문’인 중앙위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좌초됐다. 이때도 정 대표의 당무 스타일에 대한 불만에 더해 정 대표의 연임용 제도 변경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다 대의원 가중치를 폐지하게 되면 영남 등 취약 지역의 대표성이 크게 위축된다는 공개적인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번에 ‘전략 지역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에 우선 지명’, ‘전략 지역 당원의 투표에 가중치 부여’ 등의 보완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른바 연임 가능성 우려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느냐가 1인 1표제 도입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의결 전에 이른바 비당권파, 비정청래파로 분류되는 친이재명계 측의 강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정견 발표를 하는 모습. 그는 이 선거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뉴시스 |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이 사안은 전당대회준비위에서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앞서 그는 지난해 정 대표가 1인1표제를 처음 추진할 때도 급해선 안 된다면서 신중론을 밝혔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돼 있는데 다음 전대부터 1인1표제를 적용해도 되나. 이해충돌 아니냐”며 “당원 여론조사 때 본인(정 대표)에게 바로 적용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최고위원은 차기 전대 출마 가능성이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이언주, 강득구 두 분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정 대표는 “제가 (다음 전대에) 나올지 안 나올지 어떻게 아느냐”며 “이것은 마치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주장한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이번에 당신들이 나오니 직선제를 하자는 것이냐’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청계인 문정복 최고위원도 “일어나지도 않은 (연임) 사안을 가정해서 여론조사에 넣는 건 너무 우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승래 사무총장 역시 “계속 준비해 왔고 오늘 처리하는 게 맞는다”며 개정안 의결 처리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재명 대통령,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뒷줄 왼쪽부터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강훈식 비서실장,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 /연합뉴스 |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후임인 한병도 원내대표는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오늘 ‘1인1표 당헌 개정안’ 의결 과정에서 일부 최고위원의 보완 의견이 있었고, 이것은 ‘더 좋은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결과는 ‘만장일치’ 의결이었다. 그러므로 한 원내대표가 ‘찬반 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최고위 뒤 브리핑에서 ‘1인1표제’가 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1인1표제는 민주당의 오랜 방향이자 당원들의 요구 사항”이라며 “부결될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민주당의 당헌 개정은 19일 당무위,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 달 2∼3일 중앙위 투표 등을 통해 결정된다.
[노석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