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24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동환 목사, 정직 2년 징계 무효 확인 소송 대법원 상고 이유서 제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동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in.co.kr |
퀴어퍼레이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로부터 출교 징계를 받은 이동환 목사가 출교무효확인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이 목사는 재판이 끝난 뒤 감리회를 향해 “사법부의 판결을 부끄럽게 여기라”며 “세상보다 더욱 민감하게 차별을 감각하고 앞서 환대를 실천해야 할 교회가 도리어 사법부로부터 제재받는 현실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고등법원 제5민사부(재판장 임일혁)는 1심 선고에 대한 감리회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을 부담하라는 판결을 전날 내렸다. 이 목사는 2019년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에게 축복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해 정직 2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성소수자를 축복했다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교리와 장정’(감리회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23년 12월 감리회 경기연회로부터 출교를 선고받았다. 이 목사는 법원에 출교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고 2024년 6월 감리회의 무변론으로 승소했지만, 감리회가 항소하며 2심 재판이 시작됐다. 1달 뒤인 7월에는 이 목사가 ‘판결 확정 시까지 출교 판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기도 했다.
전날 감리회의 항소를 기각한 수원고법은 “감리회의 출교판결은 적법한 고발권자가 아닌 자의 고발에 기초한 위법한 기소에 따른 절차상 하자가 있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실체적 하자가 있으며, 그 위법성의 정도 또한 중대하므로 무효”라고 밝혔다. 법원은 출교 선고가 이뤄졌던 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에 이 목사를 고발한 감리회 소속 목사 등이 “이 목사의 동성애 찬성 및 동조행위로 인한 피해자에 해당하지 않고, 감리회의 행정책임자에 해당하지 않아 고발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이 목사가 과거 성소수자 축복으로 한 차례 정직 2년을 선고받고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은 있지만 “최고 징계인 출교 외에도 면직이 있고, 이 목사가 소속 교회 교인들에 대해 설교한 것이 아니라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축복식을 집례한 것에 불과하며, 이 목사의 행위로 감리회의 기본 교리 및 질서에 커다란 혼란이 야기됐다고 보기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동종 징계전력만으로 곧바로 출교처분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법원은 배임·간음·횡령 등으로 출교 선고를 받은 과거 감리회 목사들의 사례를 들며 이 목사의 출교처분이 과중하다고 봤다.
결국 법원은 이 목사의 출교처분은 절차를 위반하고 감리회가 징계를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목사는 선고 직후 수원고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랑보다 중요한 진리는 없다. 그 어떤 율법의 조문보다 귀한 것은 사람 그 자체이며, 우리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은 교단의 권위가 아닌 한 사람의 온전한 삶”이라며 “감리교단은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혐오의 법령을 폐기하라”고 말했다.
출교처분무효확인소송은 이 목사가 승소했지만, 징계무효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2024년 8월 1심 법원은 “교단 내부 사항은 원칙적으로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각하했고, 지난해 4월 항소심 법원은 1심의 각하 판결이 잘못됐다고 보면서도, 징계 절차와 실체에 모두 하자가 있다는 이 목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현재 이 목사의 징계무효소송은 대법원의 심리를 받고 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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