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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깎이면 반대, 안 깎으면 찬성”… 주 4.5일제 ‘어쩌나’

헤럴드경제 홍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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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 버스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가 주차돼 있다. [연합]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 버스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가 주차돼 있다. [연합]



벤처기업연구원, 15일 발표… 4.5일제 도입 찬반 조사
임금 깎이면 ‘반대’ … 임금 안깎으면 ‘찬성’ 비율 높아
돈 더주면 ‘더 일 할 수도’… 52시간 이상 근무도 ‘가능’
韓, OECD 근로시간 7위… 10년 근로시간 감소 세계 1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재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 4.5일제 도입을 잇따라 검토·시범 추진 중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연구원들은 ‘임금이 깎이면 반대·안깎이면 찬성’이 전체 응답자의 70%가 넘는 것으로 집게됐다. 더 적게 일하는 것은 좋으나, 월급이 깎이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인 셈이다. 근로시간 단축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임금이 줄어드느냐’ 여부가 주 4.5일제 수용성의 결정적 변수라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적게 일하고 임금은 그대로’ 74% 찬성

중소벤처기업부가 15일 공개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임금 감소를 전제로 한 주 4.5일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5.6%에 불과했다. 반면 임금이 감소할 경우 주 4.5일제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6.2%로, 찬성의 4배를 넘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8.2%였다.

같은 질문을 ‘임금 감소가 없는 경우’로 바꿔 묻자 결과는 정반대로 뒤집혔다. 주 4.5일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4.3%로 급증했고, 반대는 12.0%에 그쳤다.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임금이 유지된다면 근로시간 단축에 동의한다’고 답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종업원 5인 이상 중소기업에서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는 청년 연구원 257명과, 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종업원 5인 이상 중소기업 1471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됐다.


주 4.5일제는 이재명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과 맞물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도 확산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이미 주당 근로시간을 35~36시간으로 줄이는 ‘4.5일제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참여 기업에는 근로자 1인당 월 11만~26만원의 임금보전장려금과 최대 2000만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근로시간 단축이 ‘워라밸’이라는 명분만으로는 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임금이 줄어들 경우 찬성률은 15.6%로 급락하지만, 임금이 유지되면 찬성률은 74.3%까지 치솟는다. 같은 제도라도 ‘임금 조건’에 따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셈이다.

이는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생활임금 하락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큰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조사 대상 중소기업 연구원의 76.3%는 현재 주 평균 근로시간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답했지만, ‘적정 수준보다 길다’는 응답도 21.4%에 달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돈 더 주면 더 일할 수도”… ‘시간’보다 ‘보상’
장시간 근로 의향도 상당했다. 중소기업 연구원의 81.7%는 ‘정당한 보상이 따른다면 주 40시간을 초과해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57.2%에 달했다. 이는 근로시간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노동시간과 보상의 연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주 4.5일제가 ‘시간 단축’만 강조할 경우 오히려 현장의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도 도입 논의와 달리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장시간 근로도 여전히 적지 않다. 2024년 기준 중소기업 상용근로자 가운데 주 평균 53시간 이상 근로 비중은 5.8%로 나타났다. 대기업(4.2%)보다 1.6%포인트 높다. 소기업(종사자 4인 미만)의 경우 주 53시간 이상 근로 비중은 10.5%에 달해, 10명 중 1명꼴로 법정 상한을 넘는 장시간 근로가 이뤄지고 있다. 5~29인 기업은 5.3%, 30~299인 기업은 4.9%였다.

벤처기업연구원은 “주 4.5일제를 ‘부분 도입→전사 도입’으로 단계적으로 확산하되, 임금 감소가 발생하는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을 생산성 향상, 성과 보상, AI·디지털 전환과 연계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韓 근로시간 OECD 7위… 10년 감소시간은 1위
지난 2024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1865시간이다. 이는 OECD 7위권이다. OECD 평균 근로시간 1736시간보다는 여전히 100시간 넘게 많이 일하는 국가다. 한국의 평균 근로시간은 미국(1796시간)보다는 69시간, 일본(1617시간)보다는 248시간 긴 수준이다. 여전히 장시간 근로 국가인 셈이다.

다만 지난 10년 근로시간 감소는 세계 1위다. 한국의 근로시간은 2014년 2075시간에서 2024년 1865시간으로 최근 10년간 210시간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평균 감소폭(52시간), 미국(34시간), 일본(112시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인 2020~2024년 기간을 보면 한국은 42시간 감소한 반면, 일본은 오히려 20시간 증가했고 미국은 4시간 감소에 그쳤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주 52시간제 도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주 52시간제는 2018년 7월 300인 이상 대기업을 시작으로 2020년 1월 50299인, 2021년 7월 3049인, 2023년 1월 5~29인 기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2018년 개정 전에는 법정근로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을 합쳐 주당 68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했으나, 개정 후 1주를 ‘휴일을 포함한 7일’로 규정하면서 연장근로를 포함 주당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제한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연간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근로시간 감소 속도는 OECD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장시간 근로 국가”라며 “OECD 평균과의 근로시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 고령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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