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숨진 제주 중학교 교사의 유가족과 교사·학부모단체가 감사원에 접수한 공익감사 청구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공 |
학생 가족과 갈등을 빚다 숨진 제주 중학교 교사의 유가족이 이 사건 진상조사를 맡았던 제주도교육청을 감사해달라고 감사원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지난해 5월 숨진 ㄱ교사 유가족과 교사·학부모단체 6곳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감사원을 방문해 도교육청을 상대로 하는 공익감사 청구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공익감사는 국민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한 공공기관의 사무 처리를 조사해달라고 감사원에 청구하는 제도다. 공익감사 청구서에는 300명 이상의 국민이 서명해야 하는데, 이번 청구에는 56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이들이 감사해달라고 요청한 대상은 도교육청이다. 지난해 5월22일 ㄱ교사가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도교육청은 진상조사반을 꾸렸다. 이후 지난해 12월4일 진상조사반은 민원인으로부터 ㄱ교사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책임이 학교에 있다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은 교장과 교감은 ‘경징계’ 대상이라고 판단해 논란을 샀다.
이 과정에서 도교육청이 학교가 허위로 작성한 경위서는 그대로 국회에 제출하고, 경위서의 진위를 가릴 ㄱ교사의 전화통화 녹취록은 빠뜨린 사실이 알려져 은폐 의혹이 일었다.
현승호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공익감사 청구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공 |
이날 교사·학부모단체는 도교육청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진상조사반의 부실조사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도교육청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사망 경위서에는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도교육청이 허위임을 인지하고도 문서를 국회에 공식 제출한 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에서도 허위 경위서 작성이라는 중대한 사안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핵심 사실을 누락한 부실 조사이자 유가족을 기만한 행위”라며 “심지어 진상조사 결과에 반영하겠다며 기다렸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심리부검 결과는 전혀 반영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익감사 청구서가 접수됐다고 해도 곧바로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는 건 아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반 시민에 의해 공익감사가 청구됐을 때 감사원은 이 건이 공익감사 요건에 해당하는지 우선 판단하고, 그 다음에는 실제로 감사의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하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관련 기관에 자료도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에는 (감사 착수 여부를) 30일 안에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청구 건도 있기 때문에 (그 기한이) 연장될 수는 있다. (결정되면) 청구인에게 감사를 착수할지 안 할지를 통지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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