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켰다.[사진 | 뉴시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한국 통신산업을 이끄는 세 기업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3사 모두 허술한 보안 수준으로 전국민의 공분을 샀다는 점입니다. 허점을 가장 먼저 드러낸 건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 18일, SK텔레콤 고객의 유심(가입자식별장치ㆍUSIM) 정보가 해킹돼 24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그중엔 SK텔레콤 고객의 전화번호와 가입자식별번호(IMSI) 등 유심 복제에 활용될 수 있는 민감 정보가 적지 않았습니다. 불안에 빠진 SK텔레콤 고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심을 교체했고, SK텔레콤 대리점은 유심을 구하지 못한 고객으로 한동안 북새통을 이뤘죠.
사태가 채 잠잠해지기도 전인 그해 8월 이번엔 KT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KT의 초소형 기지국 '펨토셀(femtocell)'이 해커에게 뚫리면서 논란이 일었죠. 해킹범이 불법 펨토셀을 'KT 펨토셀'로 둔갑시켜 KT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소액 결제에 악용하다가 덜미를 잡혔는데, 이 사건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은 2만2000여명, 피해액은 2억4319만원에 달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해킹 논란'에 휩싸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북한 해커가 LG유플러스 서버를 해킹해 수만개의 유플러스 계정 개인정보를 탈취했다는 소문을 조사한 결과 관련 자료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발표하면서 해킹 의혹이 커졌습니다. 현재 경찰청이 구체적인 유출 규모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1년 사이에 이통3사가 모두 해킹범에게 털리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럼 세 기업의 2025년 성적표는 어떻게 나올까요? 소비자 신뢰가 바닥까지 곤두박질쳤으니, 실적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통3사는 올해에도 '실적 잔치'를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는 지난 12일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2025년 합산 매출이 60조9555억원, 영업이익이 4조6389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59조236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32.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
이유는 간단합니다. 분노한 소비자가 이통사를 떠나도, 결국 도착하는 곳은 또다른 이통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해킹됐을 당시, 수십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고객은 KT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했습니다. KT가 기지국 해킹으로 물의를 빚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KT 고객 21만6203명이 다른 이통사로 옮겨갔습니다.
하지만 가입자만 서로 교환될 뿐, 이통3사가 장악한 전체 시장의 파이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합산 매출 60조원이란 '견고한 성벽'이 무너지지 않는 겁니다.[※참고: 알뜰폰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들 사업자가 이통3사의 통신망을 임대해 알뜰폰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해킹범의 타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통3사는 소비자에게 '이상한 청구서'를 보냅니다. 자신들이 내야 할 인터넷 장비 전기료를 입주민에게 전가하거나,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 패턴을 무시한 '요금제 꼼수'로 가계 통신비를 끌어올리죠. 그만큼 했으면 이제 고객 경영을 펼칠 때도 되지 않았을까요? 더스쿠프가 이통3사의 '이상한 청구서'를 세편에 걸쳐 취재했습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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