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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구룡마을 화재 큰 불길 잡혀…주민들 “집도 싹 타고 전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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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소방관들이 잔불을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소방관들이 잔불을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불길이 6시간30분만에 잡혔다.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서 또다시 벌어진 이번 화재로, 주민 258명이 대피했고 180여명이 집을 잃었다.



정광훈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16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뒤 6시간34분만인 오전 11시34분에 초진을 완료했고 대응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5시께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했고 바람으로 인해 바로 옆 6지구까지 번졌다. 소방은 주변 5지구와 3지구에 ‘방화선’을 구축해 불길이 더이상 번지지 않도록 조처했고, 4지구와 6지구 초진을 완료했다. 구룡마을 주변 산으로 불이 번지지는 않았다.



큰 불길을 잡는 데만 6시간이 넘게 걸린 대형 화재 였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4지구·6지구 주민 190명과 5지구 주민 68명이 대피했고, 판잣집들이 불타며 주민 180여명이 집을 잃었다. 구룡중학교에 이재민 임시대피소가 세워지는 한편, 주변 호텔이 이재민 숙소로 지정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을 최종 완료하는 대로 최초 발화 지점, 화재 원인 등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소방은 이날 오전 5시께 구룡마을 4지구에서 “빈집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구룡마을의 협소한 길과 오래된 판잣집들을 이룬 떡솜, 비닐 등 합판 때문에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오전 8시49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관할 소방서의 역량만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때 발령되며 인접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도 동원된다. 진화 작업에는 소방 343명, 구청 320명, 경찰 560명 등 인력 1258명과 장비 106대가 투입됐다.



이날 오전 찾은 구룡마을은 연기가 자욱한 채 불길이 잡히지 않은 상태였고, 소방이 입구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대부분 고령층인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서 황망한 표정으로 까치발을 선 채 불길 속 집 상태를 바라봤다.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는 주민도 적잖았다. 골목에 모인 마을 주민들은 잡히지 않는 불을 바라보며 “어휴 환장한다”라고 탄식을 내뱉거나, “6지구까지 번졌으니 전멸이다. 전멸”이라고 읊조리며 좌절했다.



불이 난 사실을 가장 먼저 발견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는 김규선(65)씨는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못 끌 정도의 불길 크기였다”며 “주민들 하나하나 대피 시키고 피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우린 몸만 딱 빠져나오고 출입을 막아 집이 어떻게 됐는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구룡마을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히 벌어졌다. 특히 지난 2023년 1월에는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4지구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주택 40채가 전소했다. 35년째 살아온 집이 불탔다는 박아무개(71)씨는 “겨울 되면 특히 조심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워낙 연탄을 많이 쓰고 연탄도 무료로 많이 주니 불 나는 게 예사다”라며 “아침에 일하러 나갈 때 집을 따뜻하게 해놓으려고 연탄을 피워놓고 나가기도 하는데, 옆에 널어둔 빨래라도 있으면 불이 붙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박씨는 “동네에 큰불이 많이 났지만 이렇게 크게 난건 난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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