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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아닌 성과로"… 롯데 신유열, 경영승계 속도 낸다

뉴스웨이 조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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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6 상반기 롯데 VCM (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흉상에 헌화를 마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newsway.co.kr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6 상반기 롯데 VCM (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흉상에 헌화를 마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newsway.co.kr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과거의 성장 방정식과 결별을 선언하며 그룹 전반에 강도 높은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동시에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의 역할이 한층 전면에 부각되면서 롯데의 경영 구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혈연이 아닌 성과로 책임과 역할을 입증해야 하는 환경이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올해 상반기 사장단 회의(VCM)를 통해 외형 성장 중심의 기존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전환 방침을 공유했다. 투자자본수익률(ROIC)을 핵심 지표로 삼아 매출 확대보다 실질적인 이익 창출 구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투자 역시 수익성 관점에서 재점검될 수 있다는 기조가 그룹 전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흐름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롯데쇼핑은 매출 10조2165억원, 영업이익 3194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2% 감소했다. 한때 그룹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롯데케미칼도 같은 기간 매출 13조7730억원, 영업손실 5096억원으로 집계되며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식품 부문 역시 수익성 둔화 흐름을 보였다. 롯데웰푸드·롯데칠성·롯데GRS 등 주요 식품 계열사의 누적 매출은 7조1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56억원으로 8.8% 감소했다. 그룹 전반의 현금 창출력이 약화되면서 롯데지주는 최근 5년 중 4년간 경상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도 150억원가량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롯데는 이러한 상황 인식 아래 지난해 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부회장단 전원 용퇴, CEO 약 3분의 1 교체, HQ 체제 폐지 등이 동시에 이뤄졌다. 전략·투자 판단 기능을 롯데지주로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신유열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성장실이 중장기 사업 구조 전환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돼 신사업 현장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정 부분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2026)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라쿠텐메디칼과 CMO(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임상 협력 중심의 논의를 넘어 상업 생산 가능성을 포함한 계약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그간 전략 방향을 설명하는 데 머물렀던 발표와 달리, 실제 계약을 통해 사업 역량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상업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중장기 성과를 가를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호텔롯데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서 2144억원 규모의 실권주를 인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바이오 사업의 자본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의미를 함께 짚는 시각도 있다.


다만 본격적인 성과 검증은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544억원, 순손실 604억원을 기록했고 재작년인 2024년 연간 기준으로도 897억원의 적자를 냈다. 글로벌 CDMO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바이오 사업이 실질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한편 VCM 개최 직전에는 고(故) 신격호 창업주의 6주기 추모식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열렸다. 신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신유열 부사장도 함께 헌화에 참여했다. 그룹 창업 1세대에서 2세, 3세로 이어지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의 체질 개선은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중장기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바이오 사업은 그룹의 미래 성장 축이 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또 다른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신유열 부사장이 맡은 사업이 재무적으로 설득력을 갖추는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정 기자 quee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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