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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 ‘희석→환원’ 전환... 신주 발행보다 자사주 소각 규모 커

조선비즈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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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늘어난 주식보다 자사주 소각으로 줄어든 주식 수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주식 수가 줄어들면 1주당 가치는 높아진다. 이는 자사주 소각을 요구한 정부 정책에 상장사가 부응한 결과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저평가)가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한 주식 공급액은 19조7000억원, 자사주 소각 규모는 23조3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주식 순공급이 마이너스(-)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순공급액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당국이 국내 증시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2024년에 이어 2년 째다. 2024년의 주식 순공급액은 -1조5000억원이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과거 2018년부터 2023년까지는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보다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한 공급액이 더 컸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가증권시장은 자금 조달이 주를 이루는 ‘공급 우위’ 시장이었지만,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보다 주주환원을 위한 주식 소각 규모가 커지면서 ‘공급 축소형 시장’으로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이는 만성적인 물량 부담에 시달리던 국내 증시가 ‘희석’의 시대를 끝내고 ‘환원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주식 공급이 일시적으로 축소된 사례가 있었다. 2017년 주식 공급이 -4000억원을 기록했던 것인데, 당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라는 일회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당시 전체 소각 금액 중 삼성전자 비중이 92.5%(약 13조원)에 달했고, 주식 순공급이 다시 플러스로 전환한 이듬해 2018년에도 전체 소각액(약 6조2000억원) 중 78.9%(4조9000억원)가 삼성전자였다.

반면 2024년부터는 일부 대형 상장사만 자사주를 소각한 게 아니라 금융지주사를 필두로 다수 상장사가 자사주 소각에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는 전년보다 133% 급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주식 공급 축소는 곧 주당순이익(EPS)의 구조적 상승을 의미한다”며 “한국 증시의 재평가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간에 진입했다”라고 평가했다.

주식 공급이 소각을 초과했던 시기에는 상장사의 잦은 유상증자와 불투명한 분할 상장, 그리고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는 관행에 따라 주주가치가 대거 희석됐다. 그런데 최근 2년 금융 당국이 주주들에게 불리한 유상증자나 분할 상장을 결정하는 상장사 결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 자사주 소각 요구도 커지면서 주식 공급이 축소됐다.

이 연구원은 “주식 수가 줄어드는 시장에서는 상장사가 동일한 이익을 내더라도 주당 가치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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