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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U-23 대표팀과 함께 또 한 번 믿기 힘든 장면을 만들어냈다. 상대는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였다. 결과는 1-0 승리. 그것도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A조 1위, 그리고 8강 진출이었다. 반대로 홈에서 우승을 꿈꾸던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야 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13일 (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A조 3차전에서 사우디를 1-0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베트남은 조별리그 3전 전승, 승점 9점으로 A조 1위를 확정했고, 사우디는 개최국이라는 이점을 안고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변이라는 말조차 가볍게 느껴질 정도였다.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요르단을 2-0으로 꺾으며 출발부터 기세를 올렸고, 이어 키르키즈스탄마저 2-1로 잡아내며 흐름을 이어갔다. 이미 2승을 쌓은 상황에서 맞이한 사우디전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베트남은 오히려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판을 흔들었다. 그리고 1-0 승리로 마침표까지 찍었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단 한 번도 미끄러지지 않으며 완벽한 전승으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김상식 감독 체제의 베트남은 지금 계속해서 “처음”을 새기고 있다. 단순한 반짝 성과가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연달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흐름 자체가 역사였다. 올해 1월 열린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미쓰비시 일렉트릭컵)을 시작으로, 7월 AFF U-23 챔피언십까지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SEA 게임까지 연속 제패하며 주요 국제대회 3관왕을 완성했다. 세 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이끈 지도자는 김상식 감독이 처음이었다. 베트남 축구가 가장 높이 평가했던 박항서 감독 시대에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을 김상식 감독이 완성한 셈이다.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도 기록은 쏟아지고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 탄 니엔은 베트남축구협회(VFF)가 공개한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상승세를 수치로 설명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승점 6점을 넘겨본 적이 없었다. 2016년 승점 0점, 2018년 4점, 2020년 2점, 2022년 5점, 2024년 6점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승점 9점을 찍으며 조별리그 역대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자연스럽게 “베트남 최초 조 1위”라는 타이틀까지 따라붙었다.
사우디를 꺾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조별리그 한 경기 승리가 아니었다. 베트남은 이번 경기로 U-23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사우디를 상대로 역사상 첫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2년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사우디를 만나 0-2로 패했던 기억이 남아 있던 만큼, 이번 승리는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한 번의 승부가 아니라, 베트남 축구가 넘어야 했던 벽을 정면으로 무너뜨린 장면이었다.
전술적인 흐름도 눈에 띈다. 베트남은 “많이 때리고 많이 뛰는” 방식이 아니라 기회를 만들면 높은 확률로 득점까지 연결하는 효율성으로 상대를 꺾고 있다. 탄 니엔은 베트남의 득점 전환율이 24%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레바논과 함께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적은 슈팅으로도 확실하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는 뜻이고, 이는 토너먼트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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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선수단 운영까지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23명의 엔트리 가운데 골키퍼 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최소 1경기 이상 출전했다. 특정 에이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경기마다 새로운 조합으로도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단단한 조직력, 그리고 체력·컨디션 관리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상식 감독이 만든 팀의 완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베트남은 이제 조별리그 돌풍을 넘어 “진짜 경쟁자”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토너먼트는 실수가 한 번이면 끝나는 무대다. 하지만 지금 베트남은 승리 경험을 계속 쌓았고, 강팀을 잡는 법을 이미 익혔다. 개최국 사우디를 쓰러뜨린 순간, 이번 대회의 흐름은 단순히 예상 밖 결과로 끝나지 않게 됐다.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아시아 축구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