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준 9단이 LG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기원 제공 |
30주년을 맞이한 LG배의 주인공 신민준 9단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신민준 9단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제30회 LG배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시상식장에는 후원사 LG 하범종 사장과 정정욱 부사장,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시상식에서 신민준 9단에게는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3억원, 준우승자 이치리키 료 9단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1억원이 각각 수여됐다. 우승을 차지한 신민준 9단은 “대회를 후원해주신 LG 관계자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30주년을 맞이한 LG배를 우승해 더욱 특별하고 많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신 9단은 “이번 결승 1국을 지고 많이 힘들었는데,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힘을 내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더 실력을 갈고 닦아서 세계대회에서 더욱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결승전은 1998년 2회 대회 이후 28년 만에 성사된 한·일 결승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메이저 세계대회 기준으로는 2007년 도요타덴소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과 장쉬 9단 대결 이후 19년 만의 한·일 대결이었다.
25회 대회에서 중국 최강 커제 9단을 2-1로 제압하고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신민준 9단은 5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일본 바둑 일인자 이치리키 료 9단에게 첫 판 패배 후 2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2-1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LG배는 그동안 이창호, 이세돌, 구리, 박정환, 커제 등 당대 최고 기사들을 우승자로 배출하며 세계 바둑 흐름을 주도해왔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은 LG배 3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28회 대회는 신진서 9단이 변상일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29회는 변상일 9단이 커제 9단과 ‘사석룰’ 분쟁 끝에 2-1로 승리하며 정상에 오른 바 있다.
30주년을 맞은 LG배 정상에 오른 신민준 9단. 한국기원 제공 |
‘LG배 사나이’ 신민준 9단은 이번에도 ‘패승승’ 스토리로 우승 신화를 썼다. 신 9단은 5년 전 제25회 LG배 결승에서 중국 최강 커제 9단을 상대로 1국을 내주고 2·3국을 연승하며 우승했다. 30주년을 맞은 이번 LG배에서는 일본 최강 이치리키 료 9단에게 같은 스코어로 승리했다.
신민준 9단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1국에서 대역전패를 당하고 이번에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3국에서 힘든 대국을 이기면서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역시 1국 역전패 이후 컨디션 회복이 관심사였다. 신 9단은 “1국을 졌을 당시에는 자책도 많이 했다”면서도 “다행히 하루 쉬는 날이 있어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고 복기했다.
바둑TV에서 결승 최종국을 해설한 박정상 해설위원은 신 9단이 이번 LG배를 앞두고 두문불출하며 필사적인 각오로 준비해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대해 신 9단은 “열심히 준비를 많이 했다. 세계대회 결승을 앞둔 기사라면 다 그렇게 할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중앙 사활이 승부였던 결승 최종국에서 신 9단은 언제 승리를 확신했을까. 신 9단은 “사실 대마가 살았을 때 많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미세했던 것 같다”면서 “좌상귀 맥점(2의1)을 두면서 패 모양을 만들었는데, 패를 하지 않고 완생하면서 확실히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복기했다.
결승 상대였던 일본 일인자 이치리키 료 9단에 대한 감상도 전했다. 신 9단은 이번 결승전 이전까지 이치리키 료 9단에게 상대 전적 1전 1패로 밀리고 있었으나, 결승전 승리 이후 2승2패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신 9단은 “이치리키 료 9단은 응씨배를 우승할 정도로 강한 기사”라며 “일본에서 7관왕을 차지한 기사라 결승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결승이 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응씨배는 4년에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최초의 메이저 세계대회로 현재 환율 기준으로 우승 상금은 6억원에 육박한다.
바둑리그 초속기 대국 위주의 한국과 여전히 장고 대국이 주류인 일본 바둑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짚었다. 신 9단은 “한국은 최근 들어 속기전이 많아 속기 연습을 많이 하는데 일본은 대부분 장고 기전”이라며 “LG배와 같은 장고 대회는 이치리키 료 9단이 강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신 9단은 “최근 세계대회에서 한국 성적이 좋지 않아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면서 “우승할 수 있어 기쁘고 다행”이라고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결승 1국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11일은 신 9단의 생일이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을 선사한 신민준 9단이 2026년 세계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