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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한러 관계 회복 기대”…서방과 대립 속 ‘실용적 접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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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이석배(가운데) 주러 한국대사에게 신임장을 준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다. 크렘린 공식 누리집 갈무리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이석배(가운데) 주러 한국대사에게 신임장을 준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다. 크렘린 공식 누리집 갈무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주러시아 대사들에 대한 신임장 제정식에서 연설하면서 “유감스럽게도 한국과의 관계에서 긍정적 동력이 많이 고갈되었다”며 “과거 양국은 실용적 접근을 유지하면서 무역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정말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관계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이날 신임장 제정식에는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비롯해 32개국 대사가 참석했다. 크렘린 누리집에 올라 있는 연설문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신임장을 제정한 브라질, 쿠바,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언급한 뒤 한국에 대해 이런 메시지를 내놨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한국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주도한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고,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면서 양국관계는 악화했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과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북한이 러시아에 군을 파병하며 밀착하자, 한러 관계는 더욱 어려워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서방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비우호국’인 한국과 관계 회복 의지를 내비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푸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이도훈 전 대사가 참석한 신임장 제정식에서도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경제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발전시켰고 한반도 상황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함께 일했다고 말했지만 이번에는 ‘한반도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24년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뒤 러시아가 북한 핵보유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024년 6월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인터뷰하면서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하며 한러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외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도 이번 연설에서 실용적 접근을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러시아와 필요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러 간에는 여러 채널을 통해 외교·경제적 소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갈수록 대립각을 세우는 유럽 국가들과도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유럽 국가와 협력이 동결됐다면서 “시간이 흐르면 상황이 바뀌고 우리가 국익 존중과 정당한 안보 우려를 고려하는 원칙에 기반해 정상적이고 건설적인 소통을 회복할 것으로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그런 접근법을 유지하고 지켜왔으며 필요한 수준으로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됐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이날 제정식에 참석한 대사의 국가를 언급하며 “러시아와 여러 유럽 국가의 관계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반복해서 말해왔듯이 우리는 예외 없이 모든 국가와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안정적으로 모두의 안보를 보장할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하지만, 우크라이나와 그를 지지하는 국가들은 이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그들이 이 필요성을 깨닫기까지 러시아는 목표 달성을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정당한 이익을 무시하고 러시아 안보를 위협하며 러시아 국경 가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블록이 다가오게 한 것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한 직접적 원인이었다는 그간의 주장을 이날도 반복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은 채 “외교와 타협 대신 일방적이고 위험한 행동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힘이 정의’라는 원칙으로 자신의 뜻을 일방적으로 타국에 강요하고, 다른 나라에 살아가는 법을 지시하려는 이들이 있다”면서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세계 수십 개국이 주권 침해와 혼란, 무법 상태로 고통받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지킬 힘과 자원이 부족하다”고 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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