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전 두산그룹·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피크닉에서 사진전 ‘HUMAN MOMENT’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
“나는 이제 사진작가다.”
두산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박용만 같이 걷는 길 이사장이 사진작가로 데뷔했다. 16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중구 전시 공간 피크닉에서 사진전 ‘휴먼 모멘트(HUMAN MOMENT)’를 열고, 50여년간 기록해 온 사진 가운데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남아 있는 사진 80점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그를 기업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은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사진은 그의 오랜 꿈이자 일상이었다.
박 작가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고등학교 1학년 때 교내 사진 콘테스트가 있었는데, 아버지(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가 쓰시던 리코 카메라로 유리병을 줍는 아이가 철조망을 넘는 장면을 찍어 제출해 가작을 수상했다”면서 “그때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고 다큐멘터리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가 품었던 꿈은 바로 사진기자.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포기했다. 1990년대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사진작가가 되려고 했지만, 사진으로 성공해서 가족을 부양할 자신이 없어 마음을 접었다. 그렇다고 사진을 찍는 것을 그만둘 수 없었다. 그래서 일을 할 때도, 쉬는 날에도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삶에서 마주한 순간들을 차곡차곡 담았다.
수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이제서야 사진전을 연 것에 대해 그는 “그동안 사진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면서도 “이제 나이가 많아지니 더 늦기 전에 한 번쯤 사람들한테 보이고 평가를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시를 준비하면서 내 자신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하게 된 점도 좋았다”며 웃었다.
전시 제목처럼 그의 사진들은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모든 순간’을 담고 있다. 어린 아이와 노부부, 가족, 사람들의 뒷모습, 사회적 약자를 포착한 사진에선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는 “풍경 사진이나 전위적인 이미지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전시는 대상과 먼 곳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가까워지는 구조로 구성됐다. 때로는 스치고, 때로는 오랜 시간 들여다보며 찍은 사진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되는 순간”을 포착하며 여운을 남긴다.
박 작가는 “다시 보고 싶어지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며 “따뜻하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좋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하마평, 서울시장 출마설 등에 대해선 “가능성 0%의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