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수익구조로 패러다임 바꿔야…상생 모델 대안 부상
'이중 수취' 불신과 '매출 누락' 우려…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15일 대법원이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받아온 차액가맹금 수백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확정 판결에 따라 피자헛 본사는 2016~2022년 가맹점주들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
대법원의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유례없는 혼란에 빠졌다. 이번 판결을 두고 가맹사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와 체질 개선의 기회라는 상반된 반응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이에 <더팩트>는 업계의 산업 붕괴 우려 목소리를 들어보고, 차액가맹금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로열티 체제'에 대해 2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대법원이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 수취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유통 마진 중심에서 매출 기반의 '정률 로열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법적 리스크를 피하고 본사와 점주가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형 '로열티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보다 사회적 합의와 체계적 연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선진국형 '로열티 모델' 왜 주목받나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을 브랜드 사용료인 로열티로 받는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반면 국내는 로열티가 없거나 낮은 대신 물품 대금에 마진을 붙이는 차액가맹금이 주된 수익원이다.
차액 가맹금은 일종의 유통마진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원재료 등을 사들인 뒤 가맹점주에게 더 비싼 값에 되팔면서 거둬들이는 이익금이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강요에 의해 물건을 사들이는 데다가 본사가 얼마나 이익을 챙겨가는지 알 수 없어 '깜깜이 마진'이라고 비판해왔다.
반면 로열티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수익 배분의 '투명성'이다. 매출액과 연동되기 때문에 본사가 얼마를 가져가는지 명확히 알 수 있고, 가맹점의 매출이 늘어야 본사의 수익도 커지므로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한국과 미국 상황이 다르다고 항변한다. 협회는 "우리나라는 국토가 미국만큼 넓지 않아 물류 공급이 용이하고, 영세 가맹본부가 많아 로열티 중심 계약이 정착되기 어려운 산업 구조"라며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차액가맹금은 자연스럽게 상거래 관행으로 자리 잡아 왔다"고 설명했다.
로열티 모델이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주장인데,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업계가 그동안 관행이라 불리던 차액가맹금 수익 구조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결국 로열티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상생 관점에서 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하지만 로열티 체제로 전환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본사가 로열티를 도입하면서도 기존의 필수품목 마진이나 물류 수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깊다. 이 경우 점주들은 기존 유통 비용에 로열티까지 추가로 부담하는 ‘이중 수취’의 피해를 입게 된다.
반대로 가맹본부는 로열티 모델 운영 시 가맹점이 매출을 축소 보고하거나 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협회 측은 "매출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관리·감독 비용이 증가하고, 이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며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국내 가맹본부의 96%가 영세한 상황에서 정교한 매출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로열티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본사와 점주 간의 깊은 불신을 해소할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 갈등의 본질은 불신이 쌓여 있다는 데 있다"며 "상생의 관점에서 본사-점주 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상황이 다른 만큼 로열티 체제를 그대로 수입해오기보다,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방식을 서로 소통·논의하고 모색하며 연착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로열티 방식 전환 등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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