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당연히 급할 게 없었다. 하주석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한화와 계약, 그것도 구단이 원하는 방향에 가까운 계약이었다. 해를 넘겨 1월 8일, 1년 총액 1억1000만 원에 계약했다. 그것도 보장 연봉은 9000만 원이었고, 나머지 2000만 원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였다. FA가 아닌, 사실상 일반 연봉 협상을 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나마 2024년 연봉(7000만 원)보다 오른 게 하나의 소득이었지만 웃을 상황은 아니었다.
계약 후 전망도 밝지 않았다. 한때 팀의 붙박이 주전 유격수였지만 근래 부진으로 그 자리는 상당 부분 까먹은 상태였다. 게다가 하주석 계약 이전 한화는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심우준을 낙점하고 4년 총액 50억 원을 투자했다. 하주석의 자리가 마땅치 않아 보였다. 결국 1군 캠프에 가지도 못했다.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주석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하주석이 없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했다. 심우준이 기대보다 저조한 타격으로 고전했고, 지금은 2차 드래프트로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안치홍은 생애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타격 난조였다. 2024년 좋은 활약을 하며 기대치를 높인 황영묵의 성적도 전년만 못했다. 자칫 잘못 내야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2군 캠프부터 칼을 갈며 시즌을 준비한 하주석이 버팀목이 되며 위기를 이겨냈다. 당초 시즌 구상에서 심우준 안치홍 황영묵 이도윤에 밀린 초라한 신세였지만, 유격수와 2루수를 두루 소화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과적으로는 시즌 개막 당시 자신보다 앞서 있었던 네 선수를 모두 뛰어넘는 활약을 했다. 개인적으로 모처럼 고개를 들 수 있는 시즌이었다. 하주석에 대한 팬들의 시선도 조금은 더 따뜻해졌다.
연봉이 얼마가 되든 더 중요한 것은 팀의 신뢰를 회복하고, 2026년을 힘차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2차 드래프트에서 안치홍이 이적했다. 당장 지난해 개막 주전 2루수가 팀을 떠난 것이다. 수비력과 주력에서 김경문 한화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는 심우준이 유격수 자리를 지킨다고 볼 때, 2루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성적을 봤을 때 어쩌면 가장 앞서 있는 선수가 바로 하주석이다. 최근 두 시즌 동안 타율도 3할에 육박하는 등 타격에서 많은 것을 수정하며 발전을 이뤄냈다. 2루 수비도 어색함이 없음을 증명했다. 하주석이 100경기 이상을 뛴 마지막 시즌은 2022년이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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