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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골치 앓는 외환 당국, 증권사에 “달러 사는 규모·사유 내라”

조선일보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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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시장 열리면 달러 필요한 증권사, 비싸게 달러 사고 팔면서 환율 왜곡 판단
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이 증권사들의 환전 수요가 환율 상승세를 부추긴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을 상대로 대미 주식 투자 관련 환전 수요에 대한 강도 높은 모니터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소재 한 증권사 건물 전광판에 미국 주식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소재 한 증권사 건물 전광판에 미국 주식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외환 당국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 등은 최근 주요 증권사들로부터 매일 개장 전, 밤사이 발생한 환전 수요를 보고받고, 개장 후 실제 체결되는 달러 매수 수량이 사전에 증권사가 보고한 ‘고객 결제 수요’보다 과도하게 많을 경우 그 사유도 확인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연말 당국과 간담회를 가진 후 매일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압박을 펼치는 것은 매일 오전 9시 외환시장이 문을 연 이후 쏟아지는 증권사들의 달러 매수 주문이 달러 수요를 높여 외환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여러 경제 주체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달러를 사고팔며 환율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데,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서학 개미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개장 직후 특정 시간대에 한꺼번에 수조 원어치의 달러 매수 주문을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은행 등 다른 시장 참가자들은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장 초반 달러를 사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 달러를 비싸게 불러 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해 시장이 적정 환율을 찾아가는 기능이 마비되고 특정 세력에 의해 가격이 휘둘리게 된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달러를 사들인 평균 단가 등이 마지막에 체결된 ‘가장 비싼 환율’을 기준으로 고객에게 대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외환 당국은 증권사들의 달러 매수가 금융 소비자에게 부당한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보고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증권사가 한꺼번에 달러를 사면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르는데, 증권사는 이렇게 비싸게 산 달러 가격을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환전해 주고,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평균적인 가격보다 더 비싼 환율로 달러를 사게 돼 고객들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금융사의 환전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늘 하던 업무지만 연말부터는 증권사에 대해 좀 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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