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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만 무역협상에 고민 커진 한국…대만 수준 반도체관세 면제가 관건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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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에 먼저 반도체관세 면제조건 제시…韓은 앞으로 협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 약속받았으나 구체적 내용 불확실
협상 주도권 쥐려는 美 “우리가 승인한 투자계획만 관세 면제”
지난해 12월 23일 대만 가오슝 난쯔 기술산업단지에 위치한 TSMC의 2나노미터 제조 공장 모습. [AFP]

지난해 12월 23일 대만 가오슝 난쯔 기술산업단지에 위치한 TSMC의 2나노미터 제조 공장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앞으로 한국은 미국이 무역 합의에서 약속한 반도체 관세 우대를 받아내기 위해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 중 대만에 대해 가장 먼저 대미 투자와 연동해 반도체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한국이 경쟁국인 대만에 준하는 면제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를 반도체 전반에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관세 수준과 면제 여부 등은 향후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포고문을 통해 지시한 사안에 따른 것인데, 미국의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공급망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통해 우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내용이 주목된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이 수출하는 반도체는 관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인데 그 윤곽이 15일 미국과 대만의 무역 합의 발표를 통해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생산능력을 신설하는 대만 기업의 경우 해당 시설의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2.5배를 초과하는 수입분에는 우대율을 적용한다.

미국에서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의 경우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수입할 수 있다.

대만에 대한 이 같은 조건은 앞으로 한미 간 협상에서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이 지난해에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했을 당시에는 미국이 반도체 관세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조건을 협상하지 못했고,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합의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한미가 정상회담 결과를 담아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 반도체 관세의 경우 ‘반도체의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약속했는데 이는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의미했다.

이에 따라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대만과 합의한 수준에 최소한 준하는 관세 면제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아 현재 단계에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으며 향후 한미 협상을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대만에 대해서도 관세 면제의 큰 틀을 발표했을 뿐, 아직 세부 이행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 따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2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대만 정부가 2500억달러의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중 조선업 전용 1500억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000억달러는 정부 차원의 투자이며 반도체로 국한된 게 아니다.

한국 민간의 투자는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대미 투자 규모를 총 370억달러로 확대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입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한국의 이런 투자에 대해 어느정도의 관세 면제를 허용할지가 앞으로 협상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EPA]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EPA]



다만 관세는 미국이 국가별 협상을 마친 뒤에 부과할 예정이라 아직 시간은 있다.

반도체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기업이 관세 우대 혜택을 누리려면 미국이 만족할 내용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반도체 관세 합의를 소개하면서 “우리 상무부가 그들의 (투자) 계획을 승인하면 그들은 그 수량의 2.5배만큼의 반도체를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다”고 말해 협상 주도권이 트럼프 행정부에 있음을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만의 TSMC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3월에 1000억달러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거론하면서 “난 이제 TSMC가 더 크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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