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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라 가능했던 '프로젝트 Y'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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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Y 전종서 / 사진=앤드마크

프로젝트 Y 전종서 / 사진=앤드마크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강렬한 마스크, 시네마틱한 분위기, 독보적인 아우라. 전종서에게 붙는 다양한 수식어다. 8년 전 스타 감독에게 기용돼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신인이, 자신의 힘으로 극을 지휘하는 능수능란한 배우가 됐다.

영화 '프로젝트 Y'(감독 이환·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와우포인트)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등을 연출한 이환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전종서는 극 중 대리운전, 약물 유통 등으로 돈을 벌며 절친 미선과 함께 사는 도경 역으로 분했다.

먼저 "극장이 마비됐다고 느꼈을 때, 한소희 씨와 제게 절묘하게 들어온 시나리오다. 한번 해보면 재밌겠다, 같이 해보자 하고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이맘때쯤 촬영을 마쳤다. 떨림, 두려움, 설렘을 안고 기다리고 있다. 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관객분들의 리뷰가 정말 궁금하다. 재밌게 보실까, 재밌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화류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밤 촬영이 주였다. "찍는 동안 밤낮이 바뀌었다. 세트장조차 없었다. 추위에 떨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작품 선택 이유엔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시나리오에 적힌 걸 넘어 연기할 수 있는 레이어가 더 있겠다고 느꼈다. 유리처럼 깨질 듯한,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 게 재밌을 것 같았다. 반전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도경, 미선이 이끌어가는 버디물이지 않나. 아이코닉한 느낌을 원했다. 패션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보시는 분들 뇌리에 두 여자가 딱 박힐 수 있도록. 연기적으론 도경이가 강하고 터프해 보이지만, 계속 보다 보면 섬세하고 위태롭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면이 있다. 반대로 미선은 연약해 보이면서도 강단과 추진력이 있는 반전이 존재한다. 데칼코마니를 보는 기분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Y'는 또래 배우와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고. "동갑내기 여배우와 같이 작품을 찍을 기회가 다신 없겠더라. 출연을 결정할 때도, 촬영할 때도 늘 생각했던 부분이다. 소희 씨가 '시절 인연'이란 단어를 사용했는데, 제게도 이 작품이 그렇게 남을 거다."

두 사람은 실제로도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 바 있다. "둘 다 각자의 개성이 강하다. 서로의 분야를 존중한다"던 전종서는 "사실 연기할 땐 정신이 없었다. 시간도 촉박했고, 제한적인 게 많았다. 모든 게 여유로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으›X으›X 해야 했던 상황이라 필사적으로 임했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지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나 말고도 고생하는 사람이 내 옆에 한 명 더 있다는 게 위안이 됐다(웃음). 고마웠던 순간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떠올렸다.

아울러 "그동안 혼자 하는 연기를 많이 해왔는데, 이 영화는 도경과 미선이 함께 기억되길 바랐다. 둘의 밸런스가 같길 원했다. 손잡고 같이 뛰어가는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도경의 친모이자 미선을 자신의 딸처럼 여긴 가영(김신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선은 어릴 적 보육원에서 자랐다는 설정이다. 설명이 불친절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논의를 많이 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없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보기 싫었던 엄마가 한 번의 강력한 희생을 택하지 않나. 자신의 죽음으로 이 시스템을 없애겠다는 결단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장면은 '무덤 신'이었단다. "그때가 제일 추웠다. 겉옷을 벗고 흙을 파냈는데, 추위가 안 느껴질 정도로 많이 팠다. 영화엔 저희가 판 거에 비해 조금밖에 안 나왔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후반부 미선과 도경이 토사장(김성철)에게 반격하며 목을 조르는 장면도 백미였다. "감독님께서 '생활액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안간힘을 써 토사장을 없앴으면 하는 생각에서 그런 장면이 탄생한 듯하다."


'결말의 통쾌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 바, "저도 두 캐릭터를 갖고 끝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수많은 감상평이 있을 것"이라며 그 또한 존중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Y'로 상업영화에 도전장을 내민 이환 감독. 전종서는 "감독님의 전작들이 하이퍼리얼리즘이고, 호불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상업영화 데뷔를 하시면서 다듬어진 지점도 있다고 느꼈다.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감독님의 색깔이 더 들어갔으면 좋았을 수도,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있으실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연출 방식이었다"고 전했다.

작품은 두 여성이 주축이 돼 내용을 이끌어간다. 최근 여성 서사를 다룬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프로젝트 Y'도 동참한 것. 그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여자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좋은 작품들, 제작 기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게 완전히 없던 시기도 있지 않나"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극 중 한소희와의 비주얼 케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비주얼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안 했다. 감독님께 편집에 관한 질문만 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만족한다. 큰 스크린으로 배우들의 얼굴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전종서가 꼽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재미'였다. "팝콘 무비다. 전혀 진중하지 않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에 와 스트레스 확 풀면서 보실 수 있는 영화다."

2018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데뷔하며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은 전종서. "데뷔를 기점으로 감독님들, 선배님들, 영화계 종사자분들께 큰 사랑을 받았다는 감사함이 있다. 그래서 한국 영화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 온갖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다 보면서도 영화를 워낙 좋아한다. 다른 연기보다 디테일함이 더 살아있다."

차기작만 세 개인 그는 현재 할리우드 영화 '하이랜더' 촬영을 진행 중이다. "영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찍고 있다. 한국과는 문화적으로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촬영으로 영국에 처음 방문했는데 적응에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돌아오게 된다"고 전했다.

연기에 있어선 '반대로'라는 단어를 강조하기도 했다. "대중들이 보셨을 때 재밌다고 느끼고 궁금해하실 수 있게, '저거 뭐지?' 하게끔 만드는 지점들을 고민한다. 좀 반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캐릭터에 반전을 주려고 한다."

20대에 데뷔해 30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시점, 전종서에게도 변화는 있었다. "생각도 바뀌고, 옷도 싹 버리게 되고, 가구도 바꾸고, 노래 취향도, 사용하는 단어도 달라지더라. 선물 하나를 골라도 취향이 달라진 게 느껴졌다."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변화도 예고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작품과 연기다. 계속해서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과 다른 느낌으로 찾아뵙게 되지 않을까. 신중해지는 타이밍이 왔다. 절 있는 모습 그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제가 좀 더 다가가야 될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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