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제공 |
남자프로농구(KBL)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단순한 관용구가 아닌, 매 시즌 코트 위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올 시즌 역시 그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흐름이다.
코트 위 외인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리그를 뒤흔드는 외인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이 리그 순위표에서도 상단에 올라있다. 선두를 달리는 LG엔 든든한 기둥, 아셈 마레이가 있다. 한국 무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헨리 엘런슨(DB)의 활약도 눈부시다. 한 경기에서 홀로 38점을 몰아치는 등 뛰어난 득점력으로 리그 3위 DB의 상승세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 시즌 외국선수 최우수선수(MVP) 자밀 워니(SK)는 한층 더 뜨거운 손끝을 자랑하고 있다. 평균 24.4점(리그 1위)으로 커리어하이를 작성 중이다.
외인은 팀의 절대적인 에이스다. 다만 올 시즌은 경기력만으로 박수를 보내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는 태도다. 코트 위에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돌발 행동을 이어가는 장면이 잦다. 재정위원회에 오른 외인도 유독 많다. 시즌 개막 이후 재정위원회가 열려 선수에게 징계가 내려진 사례는 7차례. 이중 절반가량 외인이었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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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소노 네이던 나이트가 열었다. 지난달 20일 KCC전. 5반칙 퇴장 판정에 강하게 항의한 그는 벤치 테크니컬 파울에 이어 실격 퇴장(D파울)까지 받았다. 경기장을 떠나는 과정에서도 박스와 문을 발로 걷어찼다. 코트 안팎의 행동은 곧바로 징계로 이어졌다. 제재금 50만원 징계가 내려졌다.
앤드류 니콜슨은 최근 리그서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7일 LG전에서 4번째 파울 이후 거친 항의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실내 사이클 기구를 넘어뜨리며 논란을 키웠다. 삼성은 선제적으로 자체 징계를 내려 1경기 결장을 결정했고, KBL은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니콜슨은 앞서 지난달 28일 DB전 작전타임 도중 팀 동료 이관희와 충돌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마레이 역시 경기 중 유니폼을 찢는 행동으로 에이스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코트 밖에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장면이 나왔다. 워니는 올스타 사전 콘텐츠 촬영에서 다른 선수들과 거리를 둔 채 뒷짐을 지고 서 있거나, 포즈를 취해야 하는 미션에도 마지못해 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아프다면 차라리 빠지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말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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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마레이는 LG 공식 SNS를 통해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있었던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내 원래 모습이 아니었다”며 “나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롤모델이라는 책임을 느낀다. 그런 행동을 따라 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숙였다. 나이트 역시 돌발 행동 후 개인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외인은 KBL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다만 실력이 전부는 아니다. 코트 안팎의 태도 역시 팀 성적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더불어 차기 시즌부터 외인 2명이 2, 3쿼터에 동시 출전할 수 있다. 외인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는 환경이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의 무게도 함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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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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