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상우. 수컴퍼니 제공 |
“주인공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사실 이런 고민은 오래 전부터, 결혼하면서부터 해왔어요.” 배우 권상우(50)의 씁쓸한 고백이다. 이번에도 영화 ‘하트맨’ 주연으로 돌아왔지만 얼굴엔 걱정이 뚝뚝 묻어났다. 1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중심에서 멀어진다. 이런 타이밍에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더 절박하고 감사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하트맨’(감독 최원섭)은 돌아온 남자 승민(권상우)이 다시 만난 첫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녀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히트맨’과 ‘히트맨2’에 이어 다시 만난 권상우와 최원섭 감독의 코미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대진운은 그리 좋지 않다. 앞서 개봉한 영화 ‘만약에 우리’,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 2’ 등과 맞붙는다. 이에 권상우는 “센 영화가 많아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치고 올라가면서 언더독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걱정은 된다. 입소문으로 가야 하는 영화를 많이 해왔다. 또 코미디 영화가 그렇다. 열심히 홍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꼽히는 기대작은 아니라고 하지만 ‘하트맨’만의 강점은 분명 있다. 시사 이후 이어진 호평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권상우는 연인 보나(문채원)과 딸 소영(김서헌) 사이에서 동분서주하는 승민을 맛깔나게 그려내며 웃음을 안긴다. 그는 “긴박하지만 재밌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는데 승민의 입장에서는 코미디가 아니다”라며 “저는 재밌는 멜로 영화라고 생각했고 영화 톤에 맞추면서도 진지하게 임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짚었다.
배우 권상우. 수컴퍼니 제공 |
권상우의 말처럼 어떤 측면에서는 멜로로 봐도 무방하다. 승민과 보나의 애정신이 의외로 많다. 문채원이 출연을 확정하고도 부담을 느꼈을 정도다. 권상우는 “키스신이 많지만 야하지 않고 우당탕탕 느낌이 많다”며 “사실 저랑 감독님이 더 긴장했다. 어찌됐든 남자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신을 잘 만들어가다 보니 채원 씨가 영화에 빠져 들었더라.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지 사심은 없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아내인 배우 손태영이 작품을 봤냐는 말에는 “개봉 전에 미국으로 갔다. 보면 좀 질타를 받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트맨’의 코미디는 권상우만의 몫이 아니다. 승민의 딸 소영으로 열연한 김서헌의 힘도 상당하다. 특히 아역들의 입을 통해 패러디되는 ‘천국의 계단’ 명대사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는 ‘엄마미소’를 유발한다. 22년 전 대표작이 유머 코드로 소비된다는 점에서 권상우의 소회는 남다를 법하다. 그는 “요즘 친구들 중에는 저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말죽거리 잔혹사’ 하면 ‘말죽거리 변호사’ 이런다. 하지만 작품을 보고 다시 찾아보는 사람도 있지 않겠나. 불편하게 느껴지진 않는다”고 밝혔다.
권상우는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향한 갈망을 숨기지 않았다. 호흡 하나까지 재미를 좌우해 배우의 역량이 중요한 코미디만의 매력이 있지만, 자신이 코미디 전문 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우려하는 듯 보였다. 그는 “결혼하면서 들어오는 작품이 달라졌고 광고와도 많이 멀어지면서 과도기를 겪었다. 이제는 현장에 있는 제 모습만 생각한다. 주연이 아니어도 좋은 작품의 매력 있는 조연이면 언제든 도전할 거다. 젊을 때 다작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복싱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언제든 다른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배우 인생에서 자칭 3막을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목마름”이 있다. 그는 “올해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다. 장르는 액션 멜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올해 안에는 크랭크인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코미디, 액션, 멜로든 뭐든 누군가를 울릴 수 있는 영화 이렇게 각각 대표작 한 편씩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