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
“집값은 오늘이 가장 싸다. 빚을 내서라도 신혼집을 사지 않으면 바보라고 하더라”
30대인 기자 주변에 최근 결혼을 앞둔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는 ‘집’으로 흘러간다. 언제, 어디에 사야 할지. 친구들의 결론은 하나다. ‘지금’, ‘서울 아파트’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해에만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세 차례 내놨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에 최대 6억원 한도를 설정한 6·27 대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서울·수도권에 총 135만 가구를 공급하고 연간 27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한 9·7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새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어떨까. 집값은 잡히지 않고 계속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8.71% 상승했다. 상승세는 이른바 ‘한강 벨트’라 불리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더욱 뚜렷했다. 마포구는 14.26%, 용산구는 13.21%, 성동구는 19.12% 올랐다. 강남3구도 예외가 아니다. 강남구 13.59%, 서초구 14.11%, 송파구는 무려 20.92% 상승했다.
정책 방향은 여전히 ‘매입 차단’에 머물러 있다. 대출을 막으면 수요가 꺾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 시장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시장은 다르게 움직였다. 대출 규제는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을 승자로 만들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집값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전국 평균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2.5%, 서울은 4.2%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지방은 0.3%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연구기관들의 예상도 비슷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 매매가격이 2% 상승하고, 전국 전세가격은 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역시 수도권 매매가격 2%, 전세가격 3% 상승을 각각 예측하며 상승세 지속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지금의 부동산 대책은 알맹이가 없다. 집을 사지 말라는 메시지만 반복할 뿐, 언제·어디에·얼마나 공급할지에 대한 신뢰를 시장에 주지 못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유휴부지를 통한 주택 공급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이에 시장은 정책을 믿지 않는다.
이미 거래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거래량은 총 35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1월(3335건) 거래량을 넘어선 수치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9월과 10월 각각 8000건대였던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12월 들어 신고 건수가 빠르게 늘면서 월말에는 6000건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집값은 규제로 잡히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건 또 하나의 규제가 아니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공급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