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생명·손해보험사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총 55건으로, 전년인 2024년보다 22건이나 증가했다.ⓒ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지난해 보험사의 상품 특허권인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크게 증가했지만, 업계를 대표할 만한 히트상품은 10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부터는 상품개발 단계부터 소비자보호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보험사의 혁신상품 개발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생명·손해보험사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총 55건으로, 전년인 2024년보다 22건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업계는 14건을 획득해 4건 늘었고, 손해보험업계는 39건으로 16건 증가했다. 지난해 배타적사용권을 가장 많이 획득한 생보사는 한화생명으로 7건을 받았고, 손보사는 DB손해보험이 10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 △노력 정도 등을 평가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6개월의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로, 일종의 보험상품 특허권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상품의 시장 반응을 수집하고 초기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어 신상품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다양한 상품군에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특히 △암보험 △어린이보험 △치매 및 간병보험 등 장기 보장성 상품에서 배타적사용권이 많았다. 눈길을 끄는 배타적사용권으로는 △삼성화재 수도권 지하철 지연보험 △KB손보 전통시장 날씨 피해 보상보험 △DB손보 개물림 사고 벌금 및 행동교정 훈련비 △메리츠화재 민사소송 출석비용 보장 등이 있다.
제3보험 판매 경쟁 치열…올해 히트상품 '치료비' 보험
보험업계는 IFRS17 도입 이후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제3보험 판매에 집중하며 업권 간 상품 경계가 허물어졌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입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되어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제3보험 시장은 손해보험사가 선점해 왔으며, 차량, 건물 등 물건을 주로 보장해 온 손보사가 질병 및 상해 관련 상품으로 제3보험 판매에 주력한 것이다. 반면 생보사는 제3보험보다 종신보험, 정기보험 등 생명 또는 사망 관련 상품에 집중하며, 제3보험 영역인 질병 및 상해 보장은 특약 형태로 판매해 왔다.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치료비' 보험이다. 기존의 진단비 위주의 보장에서 치료 과정의 비용을 실손보험과 중복으로 보장하는 상품으로, 특히 중대질병 치료비 보험은 보험금의 일부를 '선지급'하는 특약까지 생기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또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판매 경쟁도 치열했다. 보험사들은 간병비 사용 일당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상향하며 적극적인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연말에는 '운전자보험 변호사 선임 특약' 한도 축소를 앞두고 판매가 과열되기도 했다.
지난해 주목을 받았던 상품으로는 생보사에서는 만기가 5년에서 7년으로 짧은 단기납 연금보험 등이 있었고, 손보사에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여행자보험, 기후보험 등 미니보험 형태의 상품 개발이 많았다.
무·저해지보험 출시 10년…보험사, 히트상품이 없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특허' 보험상품은 많았지만, 대박을 터트린 '히트' 상품은 없었다. 보험업계의 대표 상품은 무·저해지보험이다.
무·저해지보험은 보험료가 표준형 보험상품보다 저렴한 대신, 납입 기간 중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표준형 보험상품보다 적다. 보험사들은 종신보험, 치매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보장을 강화하여 무·저해지보험으로 판매하고 있다.
보험상품은 사업비, 손해율, 해지율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개발된다. 무·저해지보험은 예상 해지율을 조정하여 개발된 상품이다. 예상 해지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게 책정되고, 반대로 예상 해지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도 낮게 책정된다.
무·저해지보험 상품의 본격적인 출시 시점은 2016년이며, 무해지보험 출시 후 10년이 지났지만, 뒤를 이을 만한 상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다.
1990년대 국내 생보시장의 주력 상품은 종신보험이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보사들은 종신보험과 함께 변액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변액보험보다 보장성이 강화된 CI·GI보험 등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손보사는 화재, 운송, 해상, 책임 등 다양한 사고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하는 일반보험과 의무 보험인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질병보험, 상해보험, 어린이보험 등을 중심으로 제3보험 매출을 확대해 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경영진 민원상담 Day'를 맞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 상담 부스에서 민원인과 상담을 하고 있다. 이날 민원 상담은 금감원 경영진이 금융소비자와의 직접 만남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고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 News1 오대일 기자 |
"보험사, 혁신상품 개발 더 어려워진다…상품개발 단계부터 소비자호보 '강화'"
앞으로 보험업계에서는 히트상품 개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보험상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보호와 판매 수수료 관리 등 책임을 강화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상품 개발의 혁신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연말 금융상품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단계별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 특히, 분쟁 민원 비중이 큰 보험 부문에 대해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보험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위험 검토, 약관 구조, 설명 내용, 분쟁 발생 가능성 등 보험사의 내부 상품 검증이 강화됐다. 그동안 각 보험사는 상품 설계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관련 의견들을 담아왔지만, 올해부터는 보험상품 설계 단계부터 각 보험사의 내부 통제 및 소비자 보호 관련 책임과 권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상품 심사부터 분쟁 조정 및 검사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신속하고 일관되게 관리하는 원스톱 소비자 보호 체계가 구축되며, 상품 심사 담당 부서가 상품의 사후적 문제(분쟁)까지 책임지게 된다.
또 금융당국은 합리적인 판매 수수료 관리 체계 구축에 나서면서, 보험사 상품위원회가 보험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배타적 사용권 획득을 통해 시장 선점 및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소비자보호 등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상품 개발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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