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사 임단협 타결
임금 2.9%·정년 65세 ↑...통상임금 반영안은 빠져
인건비 추가 부담 불가피, 준공영제 구조 개혁 필요
서울 시내버스 7000여대가 운행을 재개했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결렬로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 만이다. 버스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고 일단락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핵심쟁점이었던 임금체계 변경을 포함해 20년 넘게 운영된 '버스준공영제'의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13일부터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행한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하고 대중교통 운행을 모두 정상화했다고 15일 밝혔다. 파업기간에 연장운행한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은 평시운행 기준으로 변경됐고 자치구 셔틀버스 운행도 종료됐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협상과 함께 파업이 철회된 15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앞서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4일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 중재안을 받아들여 임금 2.9% 인상, 정년연장 등 조건에 합의했다. 서울시와 사측은 9시간여에 걸친 협상 끝에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갈등의 쟁점이던 통상임금 문제는 논의대상이 아니며 현 임금체계를 고수한 채 임금인상률을 논의하자는 노조 요구를 받아들인 게 주효했다.
양측은 2025년도 임금을 기본급 2.9%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인상률은 1차 조정안이었던 0.5%보다는 높고 노조가 요구한 3.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정년은 현행 63세에서 올해 7월부터 64세로 연장하고 2027년 7월부터는 65세로 높이기로 했다.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해달라는 노조 요구안이 단계적으로 반영됐다. 노조가 폐지를 요구한 서울시의 운행실태 점검제도와 관련해서는 노사정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통상임금 문제를 법원 판단에 따르겠다는 노조의 요구도 수용됐다.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2024년말 대법원 판단과 이 판례를 처음 서울 시내버스회사에 적용한 지난해 10월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두고 큰 이견을 드러냈다.
사측은 통상임금 범위확대에 따른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적정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형태의 새로운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임단협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임금지급은 법원에서 해결할 일로 임단협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시내버스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지자체 7곳 중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당장 서울시와 사측의 인건비 추가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운송원가를 서울시가 지급한다. 지난해 서울시가 버스준공영제에 지원한 예산은 5000억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총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1% 인상하면 연간 150억원의 추가지출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20년 이상 된 버스준공영제의 이같은 구조적 모순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준공영제는 민간이 시내버스를 운영하되 적자가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2004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보조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운행을 유도한다는 취지였지만 인건비 등 운영적자를 모두 보전해주는 기형적 구조로 제도가 변질했다는 것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준공영제는 원래 공공이 소유하고 민간이 운영하는 구조인데 한국은 민간이 소유·운영하고 지자체가 비용을 100% 부담하는 기형적 형태"라고 꼬집었다.
황지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위원장은 "현재 총괄적자를 그대로 메워주는 준공영제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며 "지원방식에 상한을 두고 노·사·서울시가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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