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손해발생 인정 어렵다"
정기석 이사장 "정말 비통한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재정손실을 배상하라며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사진은 15일 서울역 인근 흡연구역. /사진=뉴스1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는 15일 오후 1시30분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들이 흡연으로 인한 폐암 등 건강적 폐해를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낸 소송 2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로 판결했다. 2심 판단은 공단이 항소를 제기한 지 5년 만에, 첫 소송을 제기한 지 12년 만에 나온 결과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 위법이 있다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로 폐암 등 환자가 발생해 보험급여액의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며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공공기관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건보공단은 소송제기의 목적이 흡연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의 재정누수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건보공단의 보험급여 지출은 담배회사들의 위법행위로 발생했다기보단 '국민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따라 지출된 것에 불과하므로 담배회사들의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제기한 담배에 제조상의 결함이 있다는 주장, 담배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다는 주장, 흡연과 폐암 등 질환발생의 인과관계 등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상고할 계획이다. 건보공단은 폐암, 후두암에 걸려 요양급여비를 대신 지급한 환자들로부터 '당시 담배가 해로운지 몰랐다'는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추가로 제출해 소송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패소한 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서 법원이 아직도 유보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정말 비통한 일"이라며 "담배에 대해 국가가 보호하지 않으면 헌법에 나와 있는 우리의 기본권, 건강추구권, 사회적 기본권이 다 없어지거나 무너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1심 재판부도 담배회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2020년 폐암 발병엔 흡연 외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고 건보공단의 보험급여 지출은 보험관계에 따른 것이지 피해자로서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혜수 기자 esc@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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