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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약금 면제'의 그림자

머니투데이 윤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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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시내 통신사 매장에 KT 위약금 면제 관련 모객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시

12일 서울 시내 통신사 매장에 KT 위약금 면제 관련 모객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시


"이제 LG유플러스 위약금 면제 기다립니다. 런('달려가 물건을 산다'는 의미) 준비해야죠."

KT 해지 위약금 면제가 막바지에 이르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같은 반응이 올라온다. 취재차 들른 유통점에서도 "앞으로도 위약금 면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SK텔레콤에 이어 KT까지 정부가 위약금을 면제토록 하면서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위약금 면제→번호이동 대란'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위약금 면제는 SKT 침해사고에 한정된 것"이라며 "모든 사이버 침해사고가 약관상 위약금 면제에 해당한다는 일반적인 해석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이미 시장은 새로운 규제의 탄생으로 본다. LG유플러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국회·업계·시민단체 등에서 정부에 위약금 면제 판단을 내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국민이 위약금에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엔 공감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떤가.

KT가 위약금을 면제한 지난 2주간 66만명이 번호이동을 했지만, 이는 전체 휴대폰 회선의 1.2%에 불과하다. 단통법 폐지로 일부 '성지점'의 지원금 차등 지급이 가능해지면서 일반 대리점·판매점에선 '공짜폰'·'차비폰' 구경도 못 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시세 정보에 밝은 체리피커만 대란의 혜택을 누리면서 '호갱' 논란이 재현된다. 이통사간 출혈 경쟁에 정부가 육성하던 알뜰폰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이통3사는 연초부터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은 만큼 평상시엔 허리띠를 졸라맬 가능성이 크다.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는 통신비 인하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통사 간 경쟁을 촉진해 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단통법 폐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국내 통신 시장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생길 수 있다. 이게 정부가 원했던 위약금 면제 효과인지 되묻고 싶다.

이통3사가 모두 해킹당해 사실상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위약금 면제는 정부의 규제 권한만 강화했다. 이통사 간 과열 경쟁을 부추겨 시장을 왜곡하는 것보단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제대로 사과·보상하고, 강력한 정보보호 대책을 시행하도록 감시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사진=머니투데이DB

/사진=머니투데이DB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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