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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일정 맞춰서 출근… ‘결재’ 없으니 ‘눈치’ 볼 일도 없죠

조선일보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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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아이 낳게 하는 일터] 한화비전
한화그룹의 영상보안 솔루션 계열사인 한화비전 소속 박종찬 책임은 3년째 매일 아침 다섯 살 딸과 함께 집을 나선다. 직장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준 다음 오전 10시쯤 출근한다. 박 책임은 “유연근무제 덕분에 아침에 아이를 등원시키고 여유 있게 회사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장경식 기자지난 14일 경기도 성남 한화비전의 직장 어린이집 놀이방에서 직원들과 자녀가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비전은 직원들이 가정을 돌보며 일할 수 있도록 유연 근무제, 난임 휴가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지난 14일 경기도 성남 한화비전의 직장 어린이집 놀이방에서 직원들과 자녀가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비전은 직원들이 가정을 돌보며 일할 수 있도록 유연 근무제, 난임 휴가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비전은 하루 4시간 이상, 2주에 80시간의 근무 시간을 채우면 되는 유연근무제를 운영한다. 다른 기업도 이런 제도를 운영하지만, 회사나 상사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한화비전은 직원들이 상사의 ‘결재’를 받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유연근무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임원과 해외 주재원을 제외한 직원 1024명 가운데 999명(97.6%)이 유연근무제를 이용한다.

자녀 등·하원이나 병원 일정 등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열한 살 딸과 다섯 살 아들을 키우는 사내 부부 진수진 책임과 차준호 수석도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차 수석이 아이를 등원시키고 뒤에 출근하고, 일찍 출근한 진 책임은 아이 하원 시간에 맞춰 먼저 퇴근한다.

진 책임은 “아이 컨디션이 갑자기 나빠지는 날에는 오전을 비워 병원에 다녀오고, 오후나 저녁에 열심히 일하는 식으로 일정을 맞춘다”며 “양가 부모님이 부산에 계셔서 육아와 관련해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유연근무제 덕분에 수월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었고, 덕분에 둘째를 낳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한화비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세미텍·한화파워시스템과 함께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회사에서 차로 15분가량 떨어진 곳의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다. 오는 3월에는 어린이집을 회사 1층으로 옮긴다. 진 책임은 “지금은 집에서 출발해 어린이집을 들렀다가 출근하려면 1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어린이집이 회사로 들어오면 등하원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는 임신·출산·육아 지원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한다. 법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지원하는 부분도 많다. 예컨대, 법적으로 연간 6일(유급 2일)인 난임 치료 휴가를 연간 90일까지 쓰도록 하고, 이 가운데 30일은 기본급을 100% 지급한다. 난임 치료를 받을 땐 병원에 자주 가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날에 휴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직원 4명이 난임 치료 휴가를 사용했다. 이와 별도로 난임 치료 휴직도 1년 갈 수 있고, 직원 1인당 200만원의 난임 시술 치료비도 지원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30일로, 법정 휴가 20일보다 열흘 많고, 육아휴직도 법정 기준(1년 6개월)보다 많은 2년을 보장한다. 가족 돌봄 휴가도 연간 10일 갈 수 있다. 직원들은 “이런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사내 문화가 가장 좋은 ‘복지’”라고 입을 모았다.

진 책임은 “첫째를 낳았을 때보다 둘째 때 회사의 임신·출산 제도가 더 좋아졌다”면서 “끊임없이 좋은 방향으로 고쳐 나가는 것을 보면서 회사가 직원들을 신경 쓴다고 느꼈다”고 했다.

한화비전은 임신 전 기간에 걸쳐 2시간씩 근무시간을 줄여주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운영한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법적으로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2주 이후에 해당하는 여성이 하루 2시간 근무를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한화비전은 이를 임신 기간 전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몸이 무겁고 출퇴근이 불편한 임신부를 배려하는 차원이다. 임신한 직원에겐 축하 선물로 ‘맘스패키지’도 준다. 튼살크림과 손목 보호대, 탈모 방지 샴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임신부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사원증 목걸이 색깔도 분홍색으로 바뀐다. 분홍 사원증을 건 임신부 직원들은 사내 엑스레이 보안 검색기를 우회할 수 있다. 임신부 휴게실도 별도로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엔 재택근무도 할 수 있다. 김지은 선임은 “임신하면 몸이 무거워져 적잖게 힘이 드는데, 사소한 것까지 회사가 배려해 주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출산한 직원에게 1000만원의 축하금을 주는 ‘육아동행지원금’ 제도도 지난해 도입됐다. 축하금은 횟수에 상관없이 출산할 때마다 받을 수 있다. 쌍둥이·삼둥이는 자녀 숫자에 비례해 지급된다. 제도 도입 후 이달 14일까지 총 23명이 지원금을 받았다. 지원금이 생긴 후 직원들끼리 “아이 더 낳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작년 9월 출산한 염우석 인사지원팀 차장은 “산후조리원과 산후도우미 비용, 병원비와 검사비 등으로 출산 직후엔 큰 비용이 들어가는데 회사가 목돈을 지원해줘 부담을 덜었다”고 했다.

육아동행지원금과 별도의 ‘출산 선물’도 있다. 과일 바구니와 기저귀, 배냇저고리 세트 등 여러 항목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선물 대신 ‘작명 서비스’도 선택할 수 있다. 아이의 태어난 시각과 성별 등 기본 정보를 제공하면 회사가 작명소에 의뢰해 ‘이름 후보’를 받아다주는 것이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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