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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부지법 사태’에 휩쓸린 청년들, 우리 사회의 책임 크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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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유튜버, “계엄은 정당” 선동
여야는 증오·분열의 언어 쏟아내
사법부 불신이 법원 공격 부추겨

지난해 1월19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본지가 4회에 걸쳐 연재한 ‘서부지법 점거 난동 1년 추적기’는 사태를 주도한 이들의 분노가 어디에서 비롯했는지를 보여준다. 가담자 120명의 대부분은 30대 무직 남성이었다. 평소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여겨 온 그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윤 대통령이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격분했다. 실제로 본지 취재에 응한 가담자 일부는 “대선 후보 시절 ‘공정’을 외친 윤 대통령에게 매료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을 향한 호불호를 떠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몇몇 극우 성향 유튜버는 계엄을 옹호하고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콘텐츠 제작·배포에 열을 올렸다. 정치권은 어땠나. 여야는 계엄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는 언어를 쏟아내기에만 급급했다. 사회 전체가 두 쪽으로 갈라진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갈수록 과격해졌다. 이미 극단적 이분법만이 횡행하는 분위기 속에서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을 결정하자 사법부를 표적 삼은 격렬한 반발 심리의 분출이 서부지법 사태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 취재팀이 최근 25년간 여야 정당의 구속영장 관련 발표문을 분석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른바 ‘우리 편’ 정치인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사법 폭거”, “정치 보복”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법원을 공격하기 일쑤였다. 반면 ‘남의 편’ 정치인이 구속되는 경우엔 “정의가 살아 있다”고 반겼다. 여야 모두 사법부 판단을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180도 다르게 해석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 것이다. 본지가 만난 전문가들이 이런 정치인들의 구태가 사법부 신뢰를 훼손한다고 입을 모아 비판한 것은 타당한 지적이다.

서부지법 사태 후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은 이들 다수는 아직도 “애국하는 심정으로 한 일”이라며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니,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취재 과정에서 특정 변호사 단체가 “변론을 해주겠다”며 접근했다가 재판을 방치하는 바람에 형량만 더 늘어난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확인됐다. 1년이 지나서 되돌아본 서부지법 사태의 배후엔 유튜브 등 온라인 생태계부터 법조계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법원 난입은 결코 반복돼선 안 된다.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전체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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