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라고 하면 총과 미사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오늘날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둘러싼 싸움이다.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핵심광물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자원 부국들은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워 자국 산업을 지키는 데 힘을 쏟는다. 과거 석유 전쟁이 총탄으로 이어졌다면 오늘날의 싸움은 ‘공급망’을 장악하는 쪽이 승자가 된다.
광물자원 개발과 핵심광물 공급망을 연구해 온 저자는 광물 경쟁이 어떻게 산업과 외교, 안보를 아우르는 ‘총성 없는 전쟁’으로 번졌는지를 촘촘하게 보여주며 첨단 산업의 일상성과 지정학의 거대한 흐름을 연결한다. 우리가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 AI와 반도체는 핵심 광물 없이는 만들 수 없다. 문제는 단순히 ‘더 많이 캐느냐’가 아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정제·가공 단계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을 확보했고 이를 무기 삼아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공급망이 미래 산업의 패권을 가르는 새로운 전장이 된 이유다.
그린란드 빙하 아래 잠든 희토류, 니켈 수출을 통제하며 산업을 키운 인도네시아, 리튬 국가 전략을 추진하는 칠레, 공급망 재편에 나선 유럽까지, 책은 각국의 자원 전략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동시에 우리가 겪었던 요소수 사태를 들어 공급망 위기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경고한다. 공급망 내재화와 재자원화, 협력을 넓히는 외교 등 현실적인 해법도 함께 제시한다.
광물이 외교와 안보의 무기가 된 시대, 자원 빈국인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광물은 땅속에서 캐지만, 공급망은 사람과 기술로 만든다”고 강조하며 국가의 생존 전략은 결국 인재와 혁신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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