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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도전 ‘경험이 무기’… “男女 동시에 애국가 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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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국가대표 정재원·박지우

정, 결혼 후 첫 올림픽 무대 출격
경기 막판 폭발적 스피드 등 강점
“모든 에너지 쏟아부어 金 딸 것”

박, 2025년 12월 월드컵서 개인 첫 메달
‘오심 사건’ 불구 좌절 않고 상승세
“실력으로 증명하겠다는 마음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는 ‘기록 경쟁’을 벌이는 전통적 경기 방식과는 궤를 달리하는 종목이다. 최대 28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400m 트랙을 16바퀴(약 6400m) 돌면서 4바퀴, 8바퀴, 12바퀴를 돌 때마다 상위 3명에게 각각 3점, 2점, 1점씩 ‘스프린트 포인트’가 부여된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마지막 결승선 통과 점수다. 마지막 바퀴를 1, 2, 3위로 통과한 선수에게는 각각 60점, 40점, 20점이 주어진다. 사실상 마지막 바퀴에서 선두권으로 들어오는 선수가 최종 승자가 되는 구조지만, 중간 점수를 미리 확보하면 전략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선수들 간의 몸싸움과 자리싸움도 허용돼 ‘롱트랙에서 펼쳐지는 쇼트트랙’으로 불릴 만큼 박진감을 자아낸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왼쪽)과 박지우가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남녀 동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브리온컴퍼니·700크리에이터스 제공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왼쪽)과 박지우가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남녀 동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브리온컴퍼니·700크리에이터스 제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한국 빙속의 새로운 효자 종목이다. 곡선 구간에서의 코너링 기술과 순발력이 매우 중요한데, 쇼트트랙 경험이 풍부한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하다. 다가올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은 매스스타트 강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그 핵심이 정재원(25·강원도청)과 박지우(28·강원도청)다.

정재원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출전한 올림픽이었던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이승훈의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도왔고 팀 추월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매스스타트 은메달로 홀로서기에 성공했고 어느덧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든든한 대들보가 됐다.

20대 중반이지만 벌써 3번째 올림픽 출전인 정재원에게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결혼 후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정재원의 강점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막판 폭발적인 스피드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와 3차 대회에서 연달아 은메달을 따내며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까지 더해진 만큼, 오직 매스스타트 한 종목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반드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여자부의 박지우 역시 이번 올림픽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평창과 베이징을 거쳐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그는 최근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박지우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그가 월드컵 무대에서 따낸 개인 첫 메달로,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한층 밝게 한 값진 결과였다.

사실 올 시즌 박지우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당시, 심판진의 바퀴 수 계산 실수로 인해 16바퀴가 아닌 15바퀴 만에 경기가 종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끝까지 레이스를 마친 박지우가 사실상의 1위였음에도 불구하고 메달을 놓쳐야 했던 억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지우는 좌절하는 대신 이를 독기로 승화했다. “오심 사건 이후 심리적으로 힘들었지만, 실력으로 증명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는 그의 말처럼, 박지우는 밀라노에서 그간의 설움을 단번에 씻어낼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우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면 2018 평창 은메달 김보름에 이어 이 종목 여자부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된다.


정재원과 박지우의 동반 메달 도전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두 선수의 완숙미 때문이다. 20대 중반에 접어든 이들은 체력과 경험이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라노 빙질이 다소 무겁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순수 속도보다는 지구력과 전술적 유연함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정재원은 현재 중장거리 훈련량을 늘려 후반 2바퀴에서의 스피드 유지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박지우는 심판 판정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전술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며 “매스스타트는 종목 특성상 변수가 많지만, 우리 선수들의 지략과 끈기라면 밀라노에서 애국가를 동시에 울리는 장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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