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비교는 잔인하지만, 그래서 더 선명해진다. 사비 알론소가 떠난 뒤 레알 마드리드가 남긴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틀렸는가’가 아니라, ‘누가 보호받았는가’다. 감독의 권위가 무너진 팀은 무엇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스페인 ‘카데나 세르’는 13일(한국시간) “알론소가 해임 통보를 받은 마지막 회의에서 클럽에 분명한 경고를 남겼다. 선수들에게 과도한 권한을 줘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같은 날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 발표를 통해 사비 알론소 감독과의 결별을 알렸다. 형식은 ‘상호 합의’였지만, 내용은 결별 통보다.
후임은 내부 승격이었다. 카스티야를 이끌던 레알 출신의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1군 지휘봉을 잡는다. 유소년에서 시작해 1군까지 올라온 ‘레알식’ 선택이다. 그러나 이 선택이 문제의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알론소의 부임은 기대 그 자체였다. 레버쿠젠에서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뒤, 카를로 안첼로티의 뒤를 이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섰다.
시즌 초반 레알은 라리가 선두를 달렸고, 전술적 완성도도 높아 보였다. 하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흔들렸다. 8경기 2승 3무 3패, 경기력 저하와 함께 라커룸 잡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정적 장면은 수페르코파 결승이었다. 바르셀로나에 패한 뒤 ‘가드 오브 아너’를 제안한 알론소의 요청은 현장에서 무시됐다. 킬리안 음바페가 먼저 등을 돌렸고, 선수단은 그를 따랐다. 감독의 말은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 순간, 권위는 끝났다.
‘마르카’는 “퇴진은 내부 주도의 결과였다. 알론소는 떠날 생각이 없었고, 구단이 먼저 테이블에 올렸다”고 폭로했다. 선수단과의 파워 게임에서 보드진이 선수 편을 들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카데나 세르의 안톤 메아나 기자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알론소는 보호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클럽이 항상 선수 편을 들면, 감독은 옳은 판단을 해도 권위를 세울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아나는 알론소 감독의 레알 라커룸 장악 실패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문제는 통제가 아니라 ‘지지의 부재’였다는 주장이다.
숫자는 냉정하다. 알론소는 7개월 동안 34경기에서 25승 4무 5패를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한지 플릭의 바르셀로나와 동일하다. 차이는 시간과 신뢰였다. 플릭은 철학을 심을 시간을 받았고, 알론소는 받지 못했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을 선택했는가, 선수들을 선택했는가. 알론소의 경고는 떠난 자의 푸념이 아니다. 권위가 사라진 팀에서 우승은 우연에 가깝다. 이제 레알의 다음 시즌은 전술이 아니라 ‘질서’가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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