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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사 의지·능력 모두 의심받는 경찰의 ‘김병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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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경찰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가 초반부터 ‘부실 수사’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의원 관련 혐의를 봐준 의심을 받는 서울 동작경찰서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지는가 하면, 측근이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핵심 증거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가뜩이나 경찰은 두달 전 관련 탄원서를 확보하고도 김 의원 제명 처분이 내려진 뒤에야 강제수사에 나서 ‘늑장 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모습이 되풀이된다면 경찰도 신뢰를 잃고 검찰과 같은 신세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김 의원 관련 압수수색을 하면서 동작서는 쏙 빼놨다. 동작서는 2024년 김 의원 부인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과 차남의 ‘숭실대 부정 편입’ 의혹을 내사한 뒤 무혐의 처분한 곳이다. 정상적인 수사기관이라면 ‘제 식구 감싸기’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먼저 압수수색을 했어야 한다. 경찰은 또 김 의원 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원의 컴퓨터에서 숭실대 의혹 관련 자료를 발견했지만, 영장에 기재된 혐의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한정돼 압수하지 못했다고 한다. 숭실대 관련 의혹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것이다. 압수영장에 당연히 포함돼야 할 혐의인데 이걸 빠트리다니, 수사의 기본이 안 돼 있는 것 아닌가. 경찰 안에서도 “거물급 정치인 수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는 한탄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도 수사팀은 “사진을 찍어뒀다” “임의제출 받기로 했다”는 한가한 변명만 하고 있다.



경찰은 김 의원이 2020년 총선 당시 동작구 구의원들에게서 수천만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해 11월 확보하고도 두달간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12일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김 의원 제명을 의결하자, 이틀 만에 압수수색에 나섰다. 권력의 눈치를 보다가 상황이 바뀌니 부랴부랴 강제수사에 나선 모양새다. 경찰은 검찰개혁 이후 국가 수사 역량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이다. 국민 대다수는 수사와 기소를 독점한 검찰 권력을 해체하는 개혁에 동의한다. 하지만 국가의 범죄 대응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를 불식하려면 경찰은 지금보다 훨씬 유능할 뿐만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한다. 경찰이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다. 이번 수사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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