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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감독관 대폭 확대 '기업 옥죄기'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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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1명으로 늘려 친노동 드라이브
계도보다 처벌 중심으로 흐를 우려


고용노동부가 현장의 부당노동행위를 감시하는 '노동감독관'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가 현장의 부당노동행위를 감시하는 '노동감독관'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기업의 부당 노동행위를 감시하는 현장 감독관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이런 내용의 '근로감독 행정 혁신방안'을 내놓았다. 감독관의 명칭을 '근로감독관'에서 '노동감독관'으로 바꾸고, 2024년 3131명이던 감독관 수를 지난해 4131명으로 늘린 데 이어 올해 5131명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감독 대상사업장도 현재 5만여개에서 내년 14만개로 3배 가까이로 늘릴 예정이다.

노동감독관은 노동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으로 고소나 고발이 없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산업재해 문제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노동부는 현장 감독에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법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거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한다면 시정지시 없이 즉각적 제재를 통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인력 증원을 넘어 고용노동 행정의 무게중심이 일자리 확대에서 노동권 보호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노동계 일각에서는 '근로'라는 단어가 '부지런히 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경영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기존 '근로감독관'이라는 직책 명칭에서 '근로'를 떼고 '노동'을 붙인 것도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기업이 노동관계법을 지키지 않아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됐다면 즉각 시정하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책무다. 다만 정책의 무게중심이 흔들릴 정도로 노동계에 치우친다면 기업의 신규 채용과 투자 여력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근로감독 청원 건수는 2015년만 해도 61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 143건, 2018년 1244건, 2022년 2165건으로 급증했다.

노동 현장을 감독하는 조직이 비대해질 경우 관료조직의 특성상 적발 건수를 늘려 성과를 부풀리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현장의 문제를 행정적 계도와 제도개선으로 해결하기보다 처벌 중심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기업 현장에서는 이미 '지뢰밭을 걷는 기분'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류 검토 과정에서 감독관이 의심을 품는 순간 조사 절차가 시작되고 기업의 핵심 역량은 노무 대응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리한 현장감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칫 기업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되거나 경영활동이 위축된다면 이는 곧 경제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기업들은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정년연장 등 각종 노동 이슈에 둘러싸여 있다. 친노동 기조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지만 '기업 옥죄기' 수준의 경직된 제도는 혁신의 속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정부는 감독행정의 양적 확대에 앞서 그 부작용을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 기준과 예측 가능한 정책 집행을 통해 노동자 보호와 기업 활력이 조화를 이루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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