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자사주 강제 소각 법안들이 법적 정합성이 맞지 않고 실무적으로도 보완할 것이 많다는 학계의 지적이 나왔다. 법안에 각종 허점이 분명한데도 여당은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며 강행 중인 만큼 향후 혼선이 예상된다.
15일 한국기업법학회에 따르면 정준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기주식의 처분에 관한 상법 개정안의 비판적 검토’ 논문을 통해 “22대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다수의 상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학계와 기업 실무에서 비판과 우려가 상당하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주당 등 범여권에서 발의된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 상법 개정안은 총 8건이다.
정 교수는 먼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주주가치 상승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기업이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거나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재무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영 판단에 따라 자사주를 처분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고 보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사주 취득 사유가 다양한 것을 감안하지 않고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꼬집었다.
일부 법안이 이사회 결의로 소각할 수 있다고 한 것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자본 감소를 수반하는 자사주 소각을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법규를 위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하는 건 문제가 있는 만큼 취득 유형에 따라 보유 기간에 제한을 두는 방식을 제안했다.
자사주의 예외적 보유 요건으로 주주총회 승인을 요구하면서 최대주주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미 과거에 취득해 보유 중인 자사주까지 강제로 소각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일부 법안은 적용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아 자본금 10억 원 미만 소규모 비상장사까지 포괄하는 등 빈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개정안 모두 공포 후 6개월 경과부터 시행한다고 하는데 사채 상환 시기 재조정 등으로 회사 재무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사주를 소각해도 기업가치의 향상에는 실제로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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