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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잃어버린 '내부감각'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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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브레인 편집장

우리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숏폼 콘텐츠의 자극적인 영상들이 끊임없이 뇌를 자극한다. 바야흐로 '외부감각(External Sense)' 전성시대다.

하지만 이 풍요로움 뒤에는 서늘한 역설이 숨어 있다. 외부를 향한 안테나는 쉴 새 없이 작동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느끼고 조절하는 능력인 '내부감각(Internal Sense)'은 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정보에 뇌의 주인 자리를 내어준 채, 주체적인 사유와 결정 능력은 점점 흐릿해진다. AI가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는 지금, 인간 고유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그 해답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소홀히 했던 '몸', 그리고 잃어버린 '내부감각'의 회복에 있다.

지난 세기 우리의 교육은 지식과 기술, IQ와 같은 외적 역량을 키우는 데 몰두했다. 산업혁명 시대의 산물인 '지덕체' 중심 교육은 국가 발전을 이끌었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다. 감정조절 능력이나 회복탄력성 같은 내적 역량은 소외되었고, 마음의 문제는 개인의 의지 탓으로 돌려졌다. 그 결과 우리는 지식은 넘치지만, 자신의 감정 하나 다스리기 힘겨운 어른이 되었다.


최신 뇌과학은 이러한 관점에 반기를 든다. 흔히 마음은 뇌의 작용이라 생각하지만, 그 출발점은 '몸'이다. 인간의 두뇌 발달 순서를 보면,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망이 고등인지 영역보다 훨씬 먼저, 폭발적으로 발달한다. 즉, 몸의 감각을 느끼고 움직이는 경험이 뇌 발달의 뿌리인 셈이다. '지덕체(智德體)'가 아닌 '체덕지(體德智)'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필수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몸'과 '내면'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본 이들이 세계 기술을 선도하는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이라는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나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고도의 지식 노동 속에서 마주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동양 정신문화의 정수인 '명상'을 택했다. 그들은 명상을 통해 고착화된 신경망의 연결을 끊고, 통찰력과 창의성을 끌어올렸다. 구글의 '내면 검색(Search Inside Yourself)' 프로그램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명상의 종주국 반열에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이는 씁쓸한 풍경이기도 하다. 동양의 명상이 서구의 '마음챙김(Mindfulness)'으로 세팅되어 역수입되고, 우리는 정작 우리 안의 보물을 알아보지 못한 채 타인의 해석에 환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 전통의 '심신쌍수(心身雙修)'와 '정기신(精氣神)' 원리에 주목해야 한다. 마음의 시작이 몸이라면, 무너진 밸런스를 바로잡기 위해 몸을 움직여 감각을 깨우는 '동적 명상'이 선행되어야 한다. 몸(精)을 단련하여 에너지(氣)를 순환시키고, 이를 통해 정신(神)을 밝히는 통합적 접근이야말로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이다.

필자가 교수로 있는 뇌교육학과에서는 올해 '내부감각 계발'이란 교과목을 신설했다.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각을 되찾는 일, 그것이 인간 내적역량 계발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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