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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이례적 온난화’, 원인도 모른다…“새 ‘기후 시스템’ 초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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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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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전세계 여러 분석기관들이 전 지구 평균 기온 등 지난해 기후에 대한 분석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어떤 분석 결과든 최근 3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 1~3위로 꼽혀, 2023년 이후 ‘기후변화 가속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 공통적이다. 문제는 이처럼 최근 급격히 더워지는 현상에 대해 아직 과학자들도 명쾌한 풀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선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체제’로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각) 미국의 비영리 기후변화 연구기관 ‘버클리어스’는 지난해 전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44도 올라 역대 3위로 더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도 지난해 지구 기온이 1.47도 올라 역대 3위로 더웠다고 발표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를 포함한 전세계 여러 기관들의 데이터세트들을 종합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지난해는 가장 덥기로 역대 2~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25년이 역대 가장 더운 11개 해에 해당하고, 특히 2023~2025년 최근 3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 1~3위라는 것은 여러 기관들의 공통적인 관측·분석 결과다.



문제는 최근 3년의 급격한 기온 상승은 이례적인 것으로, 과학자들의 예측에서 벗어났다는 데 있다. 버클리어스는 “지난 50년간 지구 온난화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선형 증가와 비례해 선형적으로 진행돼 왔으나, 2023~2025년의 이례적인 온난화는 과거 추세에서 벗어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980년 이후 지구 기온은 10년마다 약 0.2도씩 점진적으로 오르는 추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3년간은 이런 장기적인 추세를 고려했을 때의 예상치보다도 훨씬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버클리어스는 “자연적인 변동성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올 확률은 1% 미만”이라며, “과거의 온난화 속도가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는 신뢰할 만한 지표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예상욱 한양대 교수(해양융합공학과)는 한겨레에 “그동안 지구 기온 상승에는 이산화탄소 증가가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최근 3년 급격한 기온 상승 결과를 볼 때 우리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지구 온난화 물질과 과정들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과학자들이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850~2025년 전지구 평균기온. 버클리어스 제공

1850~2025년 전지구 평균기온. 버클리어스 제공


2023~2025년 이례적인 기온 상승에는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러 분석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요인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2023년 후반에 발생한 강력한 ‘엘니뇨 남방 진동’(ENSO)이다.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엘니뇨)과 하강(라니냐)은 전지구적인 기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2022~2023년 라니냐가 엘니뇨로 전환되고 2024년까지 엘니뇨가 이어진 것은 전지구에 기온 상승 효과를 가져왔을 수 있다. 2025년에는 기온 하락 효과를 가져오는 라니냐가 발생했으나, 그 폭이 예상보다 낮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위적 요인 가운데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황 에어로졸의 감소다. 대기 중 미세입자인 에어로졸은 직접 햇빛을 반사하거나 고도 2㎞ 저층에서 햇빛을 반사하는 구름을 만드는 응결 핵이 되어, 지표와 해양의 온난화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런데 국제사회가 2020년부터 해상 운송용 중유를 규제하기 시작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황이 이전보다 85% 줄어들고 이에 따라 햇빛을 반사하는 저층 구름도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버클리어스는 “해운에서 에어로졸을 줄인 것은 특히 교통량이 많은 북대서양과 북태평양 지역에서 관측된 과도한 온난화의 일부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2년 1월 남태평양 통가 제도에서 일어난 훙가통가 해저 화산 폭발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화산 폭발은 대기 중에 과도한 황을 뿜어내고, 이것이 햇빛 입사를 방해하면서 일시적인 냉각기를 초래한다. 반면 훙가통가 화산 폭발은 황을 적게 분출한 대신 수증기를 많이 분출했는데, 이 때문에 냉각기가 아닌 온난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증기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 기여도가 2~3배 큰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훙가퉁가 화산 폭발이 기온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줬을지, 반대로 높이는 데 영향을 줬을지에 대해선 아직 논쟁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세계기상기구는 국제적인 협력 연구를 진행한 결과 “2023~2024년의 기록적인 고온 현상은 이 화산 폭발 때문이 아니”라는 결론을 발표한 바 있다. 훙가퉁가 화산 폭발은 “2023년과 2024년에 약간의 냉각 효과(-0.03도)를 가져왔고, 성층권에 남은 수증기로 이는 2025~2026년 약간의 온난화 효과(+0.03도)로 바뀌는” 수준의 영향을 줬을 뿐이란 것이다.



이전 범위를 훨씬 벗어난 2023~2025년의 이례적인 기온 급상승. 버클리어스 제공

이전 범위를 훨씬 벗어난 2023~2025년의 이례적인 기온 급상승. 버클리어스 제공


이밖에 태양 활동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태양 활동은 11년 주기로 활발해지는데, 2020년께 시작된 활동이 예상보다 더 강력해서 이것이 온난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례적인 온난화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이미 2023년부터 시작됐지만, 과학자들은 아직도 명쾌한 풀이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버클리어스는 “이런 빠른 온난화 속도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런 급격한 속도 때문에 파리협정의 ‘1.5도 목표’(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가 깨지는 데는 “5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현재 지구 온도 상승폭은 이미 1.4도를 넘어섰고, 최근 3년 평균만 보면 1.5도도 넘어섰다. 다만 ‘장기 추세에 해당하는 1.5도 상승’을 10년 평균으로 볼 것인지, 20년 평균으로 볼 것인지 등 기준에 대해선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예상욱 교수는 “‘기후 시스템’이나 ‘기후 레짐(체제)’은 10~20년 지속돼야 하기 때문에, 확실한 건 좀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기후 시스템이 평년과는 다른 새로운 체제로 점프하는 단계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하는 염려가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산화탄소 외에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이나 과정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에, 앞으로 온난화 크기를 파악하고 전망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외 다른 물질들과 과정에 대한 역할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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