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기념물 산양 (사진=국랍생물자원관) |
최악의 집단 폐사 사태를 겪었던 천연기념물 산양의 수난사가 올겨울 들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먹이 급이대를 대폭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보존 대책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학계 일각에서는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이 야생 생태계의 자생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785마리 죽어나가던 재앙…올해는 '5마리'로 뚝
15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신고된 산양 폐사체는 총 5마리에 불과했다. 2023년 겨울에 785마리가 폐사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집단 폐사가 멈춘 수준이다. 지난해 겨울(32마리)과 비교해도 확연한 감소세다.
앞서 2년 전, 강원 양구와 화천 등 북부 접경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산양 수백 마리가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산양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국내 서식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당시 생태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에 당국은 산양이 자주 출몰하는 양구 천미리 일대에 먹이 급이대 35곳을 설치하고 주 1회 신선한 먹이를 공급했다. 또한 산양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22곳을 마련하는 등 '겨울철 집중 관리'에 나섰다.
"멸종 막기 위한 책임" vs "야생성 파괴하는 독"
이 같은 '인공 급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연생태계에 지난치게 인간이 개입하는 것으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인공 급이 찬성 측은 현재의 산양 위기가 순수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도로 건설과 등산로 개발로 서식지가 파편화되면서 산양의 이동 통로가 끊겼고, 이 때문에 먹이를 찾아 이동하지 못한 산양들이 고립되어 굶주린다는 것이다. 찬성 입장의 생태 전문가들은 "인간이 망친 서식지에서 산양의 멸종을 방관하는 것은 도덕적 직무유기"로 보고 "개체 수가 회복될 때까지는 인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인공 급이가 산양의 야생 본능을 퇴화시키고 사람에게 의존하게 만든다는 우려다. 좁은 급이대에 여러 마리가 모이면서 전염병이 확산될 위험이 크고, 약한 개체가 자연적으로 도태되지 않아 종의 유전적 건강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명한 개입'이 숙제…먹이 주기 넘어 서식지 복원으로 가야
환경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먹이 주기를 넘어 '현명한 개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적으로는 먹이 급이대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 전염병 위험을 낮추고, 가공 사료보다는 야생의 식생과 유사한 먹이를 제공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양이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인공 급이는 멸종을 막기 위한 긴급 처방"이라며 "앞으로 생태 통로를 확충하고 서식지를 연결해 산양이 스스로 겨울을 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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