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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는 시작일 뿐, 거장의 길을 설계하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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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아티스트 키우는 매니지먼트의 힘
지휘자 정명훈.    연합뉴스

지휘자 정명훈. 연합뉴스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 계약한 지휘자 윤한결’, ‘굴지의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KD 슈미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약중인 첼리스트 한재민’, ‘코펜하겐 말코 지휘 콩쿠르 우승과 세계적 기획사 해리슨 패럿과의 전속 계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휘자 이승원’...

최근 몇년새 국제 콩쿠르 입상으로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며 K클래식의 위상을 높인 한국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홍보자료, 혹은 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표현들이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것은 특정한 매니지먼트 회사 소속이라는 설명이다. 아티스트는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데 종종 매니지먼트 회사의 이름이 아티스트 곁에 따라붙는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콩쿠르 우승이나 입상은 중요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대는 한정되어 있고 선택을 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 실제로 유수 콩쿠르에서 수상하고 화려한 타이틀을 가졌지만 대중적으로 이름을 남기는 연주자는 일부에 불과하다.

관건은 우승 이후다. 공연과 앨범 발매 기회를 얻고 유명 악단이나 지휘자, 공연장과 연결되어 전문 연주자로서의 경력을 쌓아가야 한다. 이처럼 연주자의 ‘다음’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매니지먼트사다. SM, YG, JYP 등의 기획사가 K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쯤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물론 K팝 특유의 아이돌 기획사처럼 연습생을 발굴하고 훈련시키는 개념과는 다르지만 콩쿠르나 연주회를 통해 아티스트의 재능을 알아보고 이후를 기획한다는 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과거에 이 역할을 주로 했던 것은 음반사였다. 도이치그라모폰, 데카, EMI 등은 단순한 음반 레이블이 아니라 연주자의 음악적 계보와 시장성을 동시에 보증하는 지표였다. 하지만 음반 시장이 위축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음악 칼럼니스트인 이지영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음반 중심으로 음악을 소비하던 방식 대신 공연 무대를 직접 보는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연주자의 활동과 커리어를 설계하는 매니지먼트사들의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음악의 주류 무대인 서구에는 유서깊은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있다. 15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갖고 있는 영국 회사 아스코나스 홀트는 세계 최고 예술 매니지먼트 회사로 꼽힌다.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사이먼 래틀, 정명훈, 첼리스트 요요마, 성악가 이언 보스트리지 등 거장으로 꼽히는 권위있는 아티스트들이 포진해 그 무게감을 증명한다.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유자왕, 다닐 트리포노프도 소속되어 있다. 정명훈의 아들인 지휘자 정민 역시 이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리슨 패럿도 영국에 기반을 둔 회사로 1969년 창립됐다. 독창적 해석력, 개성있는 스타일을 자랑하는 아티스트가 많다. 50년 넘게 이 회사와 함께 한 대표 아티스트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다. 지휘자 파보 예르비,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을 비롯해 아이슬란드의 글렌 굴드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도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손열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독일을 기반으로 한 KD슈미트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이 소속되어 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에서 출발해 아티스트로 확장한 IMG아티스츠는 북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 임윤찬의 스승인 손민수 등이 전속계약을 맺었다.

독일 하노버에 기반을 둔 리우앤코토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최근 폴란드 쇼팽 콩쿠르 입상자나 본선 진출자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국내 클래식 팬들 사이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쇼팽 콩쿠르가 낳았던 스타 연주자인 이보 포고렐리치, 라파우 블레하츠를 비롯해 지난해 쇼팽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케빈 첸이 소속되어 있다. 본선 진출자인 한국의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이효,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도 전속 계약을 맺었다.


독일 본에 기반을 둔 오케스트라 투어 매니지먼트사 룩스라이젠에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음악칼럼니스트 박찬미는 “리우앤코토는 최근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약진하고 아시아 시장의 성장성이 커짐에 따라 콩쿠르에서 젊은 아시아계 연주자를 발굴하는데 특히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경향신문 자료사진

피아니스트 임윤찬.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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