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전경. /장경식 기자 |
국토교통부가 2024년 초 주택 건설 실적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도 이를 3개월간 은폐하고, 그동안 통계 집계 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틀린 통계를 거듭 발표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국토부는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 주택 시장에 불안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로 오류를 감췄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통계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4년 4월 국토부는 “주택 공급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자체 점검한 결과,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일부 인허가·착공·준공 물량이 빠진 것을 확인했다”며 전년도 주택 건설 실적 통계를 정정했다. 인허가 물량은 38만9000호에서 42만9000호로 4만호, 착공 물량은 20만9000호에서 24만2000호로 3만3000호, 준공 물량은 31만6000호에서 43만6000호로 12만호 늘렸다. 누락됐던 물량은 약 19만3000호에 달했다. 당시 여러 언론이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있었는데, 정부 통계가 가뜩이나 부족한 주택 공급량을 실제보다 적게 표시해 시장의 불안감을 부채질한 것이다.
감사원이 15일 공개한 국토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4년 1월 서울시로부터 국토부가 공표한 서울시 주택 건설 실적이 서울시가 자체 집계한 실적보다 약 2만4000호 적다는 연락을 받고 실적 통계를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기존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통계를 실제 작성하는 한국부동산원은 국토부에 오류의 원인을 찾고 통계를 정정해 공표하려면 2024년 4월은 돼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국토부는 ‘통계 오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만 공개할 경우, 언론의 추측성 보도로 주택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될 수 있다’며, 통계를 정정할 때까지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아예 숨기기로 했다.
그동안에도 국토부는 2024년 1월과 2월에 주택 건설 실적 통계를 발표했다. 2023년 하반기 주택 공급 실적이 실제보다 적게 집계돼 있는 상태에서 산출된, 틀린 통계였다. 국토연구원은 이 통계를 바탕으로 “2023년 주택 공급 계획 대비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으면서도 틀린 통계를 바탕으로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감사원에 “2023년 주택 건설 실적 통계의 과소 집계 원인 및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 없이 과소 집계 사실만 미리 공개하는 경우, 언론의 추측성 보도 등으로 주택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국민 주거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됐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국토부의 논리대로라면 ‘시장 불안 가능성’을 이유로 통계 오류를 은폐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이는 오히려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향후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단기적 혼란 방지를 이유로 정보 공개 의무를 회피하는 행위는 장기적으로 주거 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도 했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즉각 알리지 않고 틀린 통계를 계속 발표한 행위는 통계법을 어긴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다만 감사원은 통계법에 이런 경우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어, 관련자들을 제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국토부가 2024년 4월 30일 정정 공표한 통계에서도 추가로 오류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정정 통계에도 주택 공급 물량이 최소 1176호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14~2022년 주택 공급 실적 통계도 실제 공급 물량 가운데 18만6000호를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이 오류는 국토부가 2024년 4월 정정하지 않은 것으로, 국토부는 2025년 9월 뒤늦게 이를 반영한 통계를 정정 공표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앞으로 부정확한 통계가 공표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부정확한 통계가 공표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후 공표하는 통계에 부정확한 통계치를 계속해서 인용하거나 부정확한 통계치가 인용됐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등으로 통계 이용자의 정확한 통계 이용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주의를 줬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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