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 기자(=영주)(choibaksa1@hanmail.net)]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뒤, 남겨진 삶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가.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해 한 신인 시인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언어로 답하고 있다. 김열수 시인의 첫 시집 『나도 빈집에 남은 낙타였다』가 출간 4주 만에 교보문고·예스24 등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이례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을 서정의 오솔길에서 발견된 보석”이라 평했으며, 안상학 시인은 “그의 시는 사람이다. 그는 사람을 잃고 시를 얻었다”는 말로 시인의 진정성에 경의를 표했다. 황현대 시인(변호사) 또한 그의 시를 읽으면 아픔도 슬픔도 존재의 이유가 된다”며 상실을 치유로 바꾼 시적 성취를 높게 샀다.ⓒ 프레시안(최홍식) |
이 시집은 아내와의 사별 이후 시인이 감내해야 했던 상실의 시간을 101편의 시로 기록한 작품이다. 개인의 슬픔에서 출발했지만, 그 언어는 곧 독자 개개인의 삶으로 스며들며 보편적 위로로 확장된다. 표제작 『나도 빈집에 남은 낙타였다』에 등장하는 ‘빈집’과 ‘낙타’는 사막 같은 고독 속에서도 묵묵히 삶을 이어가는 존재의 은유로,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내면과 정확히 포개진다.
문단의 평가도 주목할 만하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을 “서정의 오솔길에서 발견된 보석”이라 평했고, 안상학 시인은 “그의 시는 사람이다. 그는 사람을 잃고 시를 얻었다”고 말했다. 황현대 시인 역시 “이 시집을 읽으면 아픔과 슬픔마저 존재의 이유가 된다”며 상실을 치유의 언어로 전환한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독자 반응은 더욱 즉각적이다.
온라인 서점에는 “슬픔을 억지로 위로하지 않아 더 깊이 위로받았다”, “낙타의 보폭을 닮은 문장이 마음을 천천히 데려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내가 남편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집”이라는 입소문이 중장년 독자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판매 상승을 견인했다.
시집 말미에 실린 시 「눈물」은 이 시집의 정서를 응축한다.
‘그만 울라 / 마셔요 / 그녀는 지금 / 슬픔 덜어내는 중이예요’
김열수 시인의 시는 슬픔을 몰아내지 않는다. 다만 슬픔과 같은 높이로 몸을 낮추어, 그것이 스스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곁을 내어줄 뿐이다.
▲ 시인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실의 아픔과 기억은 당사자들에게는 끝없는 여정이지만 타인에게는 그들이 정한 슬픔의 유통 기한이 존재한다"며 "지나온 과정 들킨 듯 쑥스럽지만, 제가 온 길 위에서 아직도 힘겹게 겪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치유의 방법을 전하고자 용기를 내어 졸작이나마 내놓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 프레시안(최홍식) |
‘작가의 말’에서 시인은 “누군가를 일으키려면 반드시 쓰러져 있는 그와 같은 높이로 몸을 낮춰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슬픔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고정하지 않고, 꺼내어 바라볼 때 비로소 다스릴 수 있음을 시를 통해 배웠다”고 고백한다. 감정을 단일한 덩어리로 규정하지 않고, 분리해 바라보는 태도는 이 시집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조용하지만 강력한 치유의 방식이다.
출판사 도서출판 도화 측은 “신인 작가의 첫 시집이 단기간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작품이 지닌 진실한 언어의 힘 때문”이라며 “상실의 시간을 통과하는 이들에게 이 시집이 따뜻한 동행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개인의 사별 기록에서 출발해,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언어로 확장된 김열수 시인의 첫 시집. 『나도 빈집에 남은 낙타였다』는 지금, 슬픔을 ‘이겨내야 할 것’이 아니라 ‘덜어내도 되는 것’으로 다시 배우게 하는 조용한 베스트셀러다.
[최홍식 기자(=영주)(choibaksa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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